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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농협·우리銀, 부실채권비율 목표치 달성 '난망'

김영수 기자I 2013.12.18 18:36:33

STX·성동조선·쌍용건설 등 구조조정 여신 폭탄...대규모 충당금 영향 순익 직격탄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STX(011810), 성동조선, 쌍용건설(012650) 등 구조조정 기업 여신을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는 산업·농협·우리은행 등이 부실채권(NPL)비율 목표치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감독원이 올해 국내 18개 은행권 평균 목표치로 제시한 NPL비율은 1.49%지만, 지도기준을 넘는 은행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국책은행은 올 연말 금감원의 NPL 목표치 달성을 위해 대규모 상·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시중은행에 비해 조선·해운·건설 등 구조조정 여신이 많은 산업·농협·우리은행의 경우는 적극적인 상·매각에도 불구하고 지도기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NPL비율 상승에 따른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손익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STX에 대한 익스포저가 가장 많은 산은은 이미 해당 여신을 고정이하로 분류하고 20%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한 상태다. 하지만 STX조선의 추가부실 발생 가능성에 따라 연내 2000억원의 긴급자금을 수혈해야 하는데다, 내년에도 1조원 이상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 여기에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이 실적 부진에 따라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부실징후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해당 여신에 대한 추가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3분기 현재 3.25%인 NPL비율이 연말에 급등할 수 있는 요인이 발생하는 셈이다. 11월말 현재 산업은행이 보유한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순수 여신액은 각각 2233억원, 4894억원 등이다.

산은 관계자는 “대규모 구조조정 기업 영향으로 금감원의 NPL비율 지도기준은 이미 달성키 어렵다는 것을 감독 당국도 인지하고 있다”며 “추가 부실로 인한 자금지원, 출자전환 등 충당금 적립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말했다.

STX 등 구조조정 여신이 산은 다음으로 많은 우리은행도 3분기 2.99%인 NPL비율을 더 이상 낮출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우리은행은 연말 목표치를 2.9%를 넘지 않는 선에서 관리를 할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성동조선, SPP, STX 등 조선관련 대기업에 대한 자율협약이 진행되면서 건전성 분류기준이 강화(요주의→고정이하)되고, 기업회생을 위한 추가 지원이 이뤄지면서 NPL수치가 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업황자체가 불황이라 자율협약 중인 기업들이 조기 회생할 것으로 기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농협은행은 금감원의 지도기준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조선사 추가 지원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및 성동조선, 쌍용건설 등의 문제가 남아있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은행은 올 연말 NPL비율을 3분기(1.93%)보다 소폭 낮은 1.77%로 설정한 상태다.

특히 성동조선해양의 출자전환이 연내 이뤄지지 않으면 수은을 포함한 채권단의 NPL비율 급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말부터 자산건전성 분류 정비를 골자로 한 은행업감독규정 세칙 개정에 따라 향후 채권재조정 기업(자율협약, 워크아웃)은 고정이하로 분류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율협약, 워크아웃 기업 모두 정상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요주의가 아닌 고정이하로 분류해야 되는 셈이다.

수은은 현재 채권단에 기존 주주에 대한 100대1 감자와 함께 1조6228억원 출자전환에 대한 채권단 동의를 구하고 있다. 하지만 수은을 제외한 다른 채권은행은 성동조선에 대한 여신분류를 고정이하(부실기업)로 분류한 상황에서 추가 출자전환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무역보험공사의 동의를 구한다고 하더라도 연내 전체 채권단의 동의를 얻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무보의 출자전환 동의 여부도 안갯 속이다. 당초 출자전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무보 경영운영위원회는 전일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12일 새로운 사장에 취임한 김영학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의 업무보고 일정상 연기됐다. 무보는 조만간 경영운영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현재로선 일정이 잡혀있지 않다.

연내 성동조선에 대한 출자전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ECA(공적수출신용기관)인 수은의 NPL비율은 3분기 0.54%에서 3%수준까지 뛸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감독 당국은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반면 건전성이 양호한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은 은행업감독규정 세칙 개정을 반영해 금감원 지도기준 미만 수준에서 NPL비율을 소폭 상향조정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3분기 NPL비율은 1.25%이지만, 이를 감안해 연말 목표치를 1.34%로 상향 조정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구조조정 여신이 많지 않은 은행도 부실채권 회수 및 대외매각, 상각 등을 통해 NPL비율을 낮추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다만, 금감원의 건전성 분류 조정(채권재조정, 부도확대) 이슈가 있어 향후 수치는 유동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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