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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의장, KT 회장에게 "질문 있습니다"..사연은?

이창균 기자I 2011.02.16 18:28:20

경총 주최 `제34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 현장

[이데일리 이창균 기자] "개인적으로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가 우리나라 경제의 주요 현안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경영자여야 하느냐, 어떤 식으로 개선해야 하느냐가 관건인데 이 문제를 어떻게 보십니까?"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이사회 의장)

"이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제 소견으로 보면···" (이석채 KT 회장)


16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최한 제34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 현장. 첫날 연사로 참석한 이석채 KT(030200) 회장이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성장기회를 잡아라`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마치자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000660) 이사회 의장(사진)은 "질문이 있다"고 운을 뗀 뒤 위와 같은 물음을 건넸다.

 

이날 김 의장은 제7회 투명경영대상 시상식 참석차 롯데호텔을 찾았다. 하이닉스가 SK이노베이션(096770)과 함께 최고 투명경영 기업으로 선정돼 대상을 공동 수상했기 때문. 김 의장은 시상식이 끝난 뒤에도 자리를 지키고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가 이같은 질문을 던졌다.

김 의장의 질문에 이 회장은 잠시 고심하다가 "이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주인이 있는 회사는 (주인이) 유능하고 현명하면 괜찮은데 그렇지 못한 경우 전체에 악영향을 준다"며 "주인이 어느 하나에 과도하게 집착하면 아무도 거기에 반대하지 못하면서 시행착오가 일어난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나라 경제는 이런 `주인 시스템`으로 성장하고 위기를 극복한 감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주인이 없는 회사라도, 안정된 가운데 경영만 잘하면 힘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다. 김 의장께서도 경영을 잘하고 계시지 않느냐"고 덕담을 건넸다.

이 회장은 `주인 없는` KT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제도보다는 경영자의 의지를 강조한 답변에서 김 의장과는 일종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

김 의장이 질의응답 자리에서 지배구조 이야기를 언급한 것은 하이닉스가 여전히 `주인 찾기` 작업을 진행중인 가운데 해당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하이닉스는 정책금융공사 등 총 9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채권단 지분 15%를 남겨둔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하이닉스는 지난해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가 11개국 580여 업체를 대상으로 선정한 `가장 훌륭한 지배구조를 가진 업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 의장은 지난해 3월부터 이사회 의장(Executive Chairman) 직함으로 경영진과 함께 하이닉스를 경영해오고 있다.

김 의장은 "이사회가 경영진을 평가·보상하는 역할을 맡는 데는 중요한 의의가 있다"면서 "이사회는 경영진만 따라다니지 않고 감시와 의사결정 참여 등에 있어 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김 의장은 기조강연 시작 직전 기자들과 만나 "하이닉스의 주인이 언제쯤 정해지느냐"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지배주주가 있는 소유 구조가 바람직하다고 보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한 한 조속히 지배주주를 찾는다면 지속 가능한 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지난 3년간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반도체 부문에서 삼성전자(005930)에 이은 확고한 2위를 구축,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재계가 하이닉스의 양호한 재무상태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 하이닉스의 `주인 찾기` 작업이 순조롭게 마무리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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