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리가 건설한 금강산 골프장 클럽하우스도 철거…정부 "책임 물을 것"

김관용 기자I 2024.12.02 16:24:51

북,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남측 시설 지속 철거
현재 이산가족 면회소 포함 일부 시설만 남아
"김정은, 러 국방장관 극진 환대하며 북러 밀착 과시"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한국 자산을 지속적으로 철거하고 있는 가운데, 역시 한국이 건설한 골프장 클럽하우스를 최근 철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정부는 북측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2일 “금강산 관광특구 내 상당시설이 철거됐거나 철거 중”이라며 “아난티 골프장 내 클럽하우스 건물도 철거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이산가족 면회소를 포함해 일부 시설만 철거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우리 정부와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북한에 분명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난티 골프장은 국내 리조트호텔 기업 ‘아난티’가 금강산 관광지구 고성봉에 조성한 18홀 규모의 골프장 및 숙박시설이다. 지난 2004년 12월 착공해 2008년 5월에 개장했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관광이 중단된 이후 운영되지 않고 있다.

금강산 아난티골프&온천리조트 18번홀 전경.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한국 측 시설 무단철거는 지난 2019년 2월 제2차 북미정상회담(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본격화됐다.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금강산 관광지구를 직접 방문해 “보기만 해도 기분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라”고 지시했다. 이후 북한은 해금강 호텔, 골프장 리조트 일부, 온정각, 구룡 빌리지, 금강산펜션타운, 고성강 횟집 등 한국 기업이 만든 시설들을 연이어 철거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1월 금강산 관광 운영 주체인 금강산국제관광국을 폐지한 이후 4월에는 한국 정부가 총 2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만든 소방서를 없앴다. 민간이 아닌 정부가 소유한 시설을 무단 철거한 첫 사례였다. 6월에는 한국관광공사 소유의 온천장과 현대아산 소유의 온천빌리지를 철거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들은 모두 금강산 관광지구 중심부에 위치해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이전까지 운영되던 곳이다.

이와 함께 구 대변인은 지난달 29~30일 이뤄진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의 방북과 관련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극진한 환대 모습을 연출하면서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을 과시한 점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벨로우소프 장관을 접견하고 환영 공연과 연회에도 참석하는 등 러시아 대표단을 각별히 대접했다.

구 대변인은 벨로우소프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내년 ‘러시아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북한군 부대를 파견해줄 것을 요청한 것에 대해선 현실화 될 경우 최초 사례라고 밝혔다. 구 대변인은 “지난 2015년 열린 70주년 열병식 행사에 김명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축하사절 자격으로 참석한 적은 있지만, 북한군이 파견 또는 참석한 전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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