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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지원국' 北, "미국이야말로 테러 왕초"

김호준 기자I 2021.12.28 15:59:29

북 외무성, ''피고석에 앉아야 할 테러 재판관'' 글 게재
테러지원국 결정 유지에 우회적인 반발 표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가 지난 18일 마무리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이날 당 간부들의 올해 상반기 사상 생활 실태를 총화하고 문제점들을 일일이 지적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북한이 미국이 다른 국가를 ‘테러 국가’로 지정할 자격이 없다며 맹비난했다.

북한 외무성은 28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미국은 입만 벌리면 ‘테러 문제’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며 ‘테러 재판관’이나 되는 듯이 행세하고 있다”면서 “국가 형성의 피비린 자취를 보아도, 해외 팽창을 위한 식민지 쟁탈전의 전 과정을 보아도 미국이야말로 살육과 파괴, 약탈을 유일한 생존방식으로 삼고 있는 테러의 온상, 테러의 왕초”라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미국이 일으킨 200여 차례의 전쟁들은 테러 전범국으로서의 미국의 본태를 더욱 명백히 보여 주고 있다”면서 1950년대의 6.25 한국전쟁, 1960년대와 1970년대의 베트남전쟁, 1980년대의 그레나다와 파나마 침공, 1990년대의 만전쟁(걸프전)과 발칸전쟁, 2001년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2003년의 이라크 전쟁 등을 언급했다.

이는 미국 국무부가 지난 16일(현지시간) ‘2020년도 국가별 테러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테러 활동에 대한 평가를 담고,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2017년 결정을 유지한 데 대해 우회적으로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

외무성은 “미국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들은 합법적인 정부들을 위협하거나 뒤집어엎고 수천만 명의 민간인들의 목숨을 앗아간 대규모 국가테러 행위였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반미자주적이며 저들의 비위에 거슬리는 나라들의 정계 인사들과 정부 요인들, (심)지어는 국가 수반들에 대한 테러 행위도 서슴없이 감행한 테러 범죄국”이라며 “미국이 지난 세기 세계 여러 나라 저명한 정치인사들, 정부 요인들을 대상으로 감행한 암살 테러 작전은 1000여 건에 달하며 그 범위도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전 세계를 포괄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외무성은 또 “미국이 다른 나라들을 ‘테러 국가’로 매도하고 있는 것은 적반하장의 극치”라며 “미국은 마땅히 테러 범죄의 피고석에 앉아 가장 무거운 엄벌을 받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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