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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장관은 6일 새벽 일본 도쿄 교외의 미군기지에 도착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도착 직후 폼페이오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도쿄에 돌아오게 돼 매우 기쁘다. 스가 일본 총리와 모테기 외무상과 회담을 기대하고 있다”고 적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모테기 외무상과의 회담 시작 전 스가 총리를 언급하며 “선을 추구하는 세력(force for good)”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일은 도쿄에서 열리는 미·일·호주·인도의 ‘4자 안보 대화(쿼드)’ 회의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다. 쿼드는 미국이 코로나19에 대응하겠다는 명분으로 만들었지만 사실상 중국 견제를 위한 다자안보협의체다. 미국 외에도 일본은 홍콩 국가보안법으로, 호주는 중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인도는 라다크 국경분쟁지를 두고 중국과 반목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코로나19에 확진돼 어수선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는 7~8일 한국을 방문하려던 계획을 취소했지만 일본 방문은 예정대로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직접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폼페이오 장관은 워싱턴 근교 공군기지에서 “입원 중인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했다. 대통령의 상태는 괜찮고 기분도 좋았다. 대통령으로부터 이번 일본 방문에 관한 지시를 받아 수행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쿼드 회의에 적극적이었다고 전했다.
쿼드 회의에서는 반중(反中) 연대를 통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4개국 외교장관들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뿐 아니라 정보기술(IT)과 우주 분야에서도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중 갈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대(對)중국 견제를 중심으로 한 4개국 협력을 재확인할 예정이다.
중국은 쿼드 회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다자협력은 국가 간 상호 이해와 신뢰를 증진하는 채널이지 제3자를 겨냥하거나 이익을 해치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왕후이야오 중국 세계화센터 센터장 역시 “베이징을 겨냥한 전략적 동맹은 유용하거나 생산적이지 않다”며 중국은 쿼드 4개국과의 큰 교역 상대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스가 총리는 취임하면서부터 미·일 동맹을 외교의 중심축에 두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해까지 13년 연속 일본의 최대 무역상대 국가다. 또한 지난해 일본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959만 명으로 관광 교류도 가장 많다는 점을 무시하기 어렵다. 스가 총리가 미·일 동맹을 앞세우다 중국에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