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콧' 확산 진화나선 화웨이…"英 요구 받아들이겠다"

정다슬 기자I 2018.12.07 17:25:10

NCSC 간부들과 만나 기술적 프로세스 고치기로 약속

[사진= AFP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영국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미 동맹국들이 중국 화웨이 장비를 ‘보이콧’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의 딸이자 글로벌 최고 재무책임자(CFO) 멍완전우도 체포되는 등 국제적인 압력이 커지자 뒤늦게나마 이를 진화시키려고 나서는 모양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번 주 화웨이 경영진과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 고위관계자 간의 회의가 있었다고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화웨이는 영국정부의 기술적 요구에 신속하게 응하겠다는 공식문서를 작성했다고 관계자 2명이 밝혔다.

화웨이의 통신장비는 영국의 통신 네트워크의 핵심 부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화웨이 통신장비가 중국정부의 해킹 통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영국의 디지털 첩보기관인 NCSC는 화웨이 장비를 테스트했다.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견제하는 미국은 2012년부터 화웨이를 ‘국가안보위협’으로 분류하고 자국 내 화웨이 통신장비 거래 및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화웨이의 5G 제품이 세계 각지로 보급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화웨이 제품을 쓰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다. 영국은 미국과 정보 수집·공유하는 ‘다섯 개의 눈(Five Eyes,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동맹국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간 화웨이는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서 무반응으로 일관해왔다. 전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라는 실적과 5G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여기에는 깔려있었다.

그러나 지난 주말 멍 CFO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피해 불법거래를 하려고 했다는 혐의로 캐나다 밴쿠버에서 체포되고 등 화웨이 장비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국제적인 압력은 더욱 커지면서 뒤늦게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화웨이 임원들간의 회의에서 NCSC는 화웨이 장비에 대한 우려가 정치적인 이유가 아닌 기술적 결함 때문이라고 여러번 강조했다. 특히 영국 네트워에서 사용하는 일부 코드가 제3자에 의해 개발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라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냈다고 FT는 전했다.

또 화웨이가 코드와 장비를 개발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나왔다. 화웨이는 여러 프로젝트팀이 나눠서 장비 개발을 하는 방식으로 작업속도를 높이고 업무 비밀을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 당국은 이같은 방식이 보안이슈가 발생했을 때 문제원인을 찾기 어려운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IDC 애널리스트 존 딜레이니는 “화웨이가 영국 시장에 머물고 싶어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화웨이가 요구를 응한다는 제스처를 보이거나 구체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NCSC의 지적에 대해 “엔지니어링 프로세스에 대한 의견을 준 것에 감사한다”며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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