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배당시즌이 돌아왔다. 연말이 되면 배당주가 주목을 받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정부 배당 활성화 정책에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 등 대형주가 앞다퉈 배당 확대 정책을 발표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그동안 전통적으로 꼽혔던 고배당주보다 배당 확대 가능성이 높아진 대기업을 중심으로 새롭게 매기가 몰리는 모습이다.
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배당 매력이 부각되면서 삼성전자우(005935)선주는 전 거래일 대비 0.61%(6000원) 상승한 99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9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특히 이날은 일본 추가 양적완화 정책 여파로 엔저 우려가 부각되면서 수출주 전반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홀로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대표적 수출주인 삼성전자(005930)는 이날 0.72% 내리면서 배당 확대 발언 이후 3거래일 간의 랠리를 마쳤다.
연말은 배당주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다. 연말 배당을 노린 매수세가 유입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전통적인 배당주보다 ‘배당을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대형주가 새로운 배당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는 올해 적극적으로 배당 활성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한국거래소는 신배당지수를 발표 하면서 배당주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여기에 대기업들이 이탈하는 투심을 잡기 위해 연이어 배당 확대를 언급하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기존 배당주와는 달리 새롭게 배당에 나서는 기업은 그만큼 배당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대형주에 대한 투자 매력을 높여주고 있다.
현대차(005380)는 이날 엔저 우려에 5.88% 하락했지만 배당 확대를 발표했던 지난달 23일 부진한 3분기 실적에도 주가가 5% 이상 급등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 역시 부진한 3분기 실적에도 불구, ‘시장 기대치를 최대한 맞추겠다’는 배당 관련 발언에 주가가 하루에만 6.21% 폭등했다.
이는 그동안 꾸준히 전통적인 배당주로 언급되며 연말 상승세를 보였던 한국쉘석유(002960), 맥쿼리인프라(088980) 등의 주가가 잠잠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한국쉘석유는 지난달부터 8.5%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맥쿼리인프라는 1.8% 내렸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주 환원정책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증액을 시행하는 기업들이 하반기 들어 늘어나고 있다”면서 “코스피200 기준으로 배당수익률이 최근 수년간 하락세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배당금 기준 배당수익률이 1.0%에 근접했다는 점에서 올해 주주 환원정책의 확산은 배당투자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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