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지난 여름 반짝했던 홈쇼핑주가 다시 고꾸라지고 있다. 외형성장 둔화에 따른 업황 우려에 제7 홈쇼핑 이슈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분간 홈쇼핑주 주가가 탄력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CJ오쇼핑(035760)은 지난 7월 고점(40만 7600원) 이후 연일 미끄러져 3개월 간 하락률이 30%에 달한다. 이 기간 GS홈쇼핑(028150)과 현대홈쇼핑(057050) 주가도 20% 넘게 떨어졌다.
홈쇼핑주는 하반기에 상반기 세월호 사태 여파로 주춤했던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성장을 재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 주가가 잠깐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기대는 이내 무너졌다. 2분기 예상치에 부합한 실적을 발표했지만 성장률 감소가 지속된 것이 문제였다. 지난해까지 홈쇼핑업체들은 두자릿수대의 성장률을 보여주면서 투자의 초점이 ‘성장’에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올 1분기부터 성장률이 한자릿수대로 내려오기 시작했고, 수익성도 급격히 쪼그라들면서 ‘성장’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 것.
지난 2분기 GS홈쇼핑 매출액은 전년비 2.9% 감소한 2570억 원, 영업이익은 1.8% 늘어난 380억 원을 기록했다. CJ오쇼핑 매출액은 13.5% 증가한 3328억 원, 영업이익은 0.6% 늘어난 390억 원이었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매출액은 2077억1000만 원, 영업이익 397억8500만 원으로 각각 6.1%, 11.3% 증가했다.
성장률 부진에다 소비심리 침체가 이어지자 전통적인 성수기인 4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제7 홈쇼핑이 정부의 의지대로 내년 하반기에 개국할 경우 홈쇼핑업체들의 실적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는 인식들이 확산되고 있다.
박유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과거 홈앤쇼핑이 생길 때는 업황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현재 업황에선 실질적인 이익에 대한 우려가 충분히 생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더불어 각 사에서 모바일쇼핑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것도 수익성에 더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홈쇼핑 업체들은 TV홈쇼핑 방송 중 모바일쇼핑에서 같은 제품을 더 싸게 팔고 있다고 광고하는 ‘옴니전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박 연구원은 “TV홈쇼핑은 종합유선사업자(SO)수수료가 고정비용으로 들어가는데 고객들이 모바일쇼핑으로 옮기다 보니 매출이 줄어들고 이것이 이익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