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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와인·지디 하이볼”…편의점, 셀럽 마케팅 ‘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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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I 2025.08.27 11:19:27

협업 브랜드로 상품력·화제성 동시 공략
하정우 와인 '완판', 지디 하이볼 '1000만캔'
20~30대 취향 소비, 매장 집객으로 전환
고정비·평판 리스크…"지속 가능성이 관건"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편의점 업계가 셀럽(유명인) 마케팅에 속도를 내고 있다. MZ세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배우·셰프·가수 등 셀럽과 협업해 단독 상품을 내놓는 사례가 잇따르는 모습이다. 출시 직후 완판 행진을 이어가는 제품도 속속 등장하면서 편의점 업계의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높은 모델료·로열티, 유명인의 이미지 리스크 등은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28일 세븐일레븐이 배우 하정우와 협업해 선보인 아트와인 ‘마키키 쇼비뇽블랑’ 첫 줄시 당시 모습. 굿즈 증정 등 이벤트에 사람들의 줄이 늘어서있다. (사진=세븐일레븐)
27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007070)의 편의점 GS25는 최근 에드워드리 셰프(본명 이균)와 손잡고 ‘먹거리 초격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단순 협업을 넘어 레시피 단계부터 셰프가 참여해 프리미엄 먹거리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5일 프로젝트 첫 상품 ‘이균 말차 막걸리’를 출시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협업 상품을 프레시푸드·냉장 간편식 등으로 지속 확대하고, 트렌드와 셰프 콘텐츠를 접목한 고급형 상품 라인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와인 애호가로 알려진 배우 하정우와 손잡고 선보인 ‘아트 와인’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 28일 선출시한 제품은 3주 만에 준비 물량 20만병을 모두 소진했다. 패키지 디자인부터 포도 품종까지 하정우의 취향을 반영해 MZ세대의 ‘소장 욕구’를 자극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하정우와 첫 협업을 시작으로 후속 제품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에드워드리 셰프가 GS25와 협업해 선보이는 ‘이균 말차 막걸리’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GS25)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가수 지드래곤과의 협업으로 흥행을 터뜨렸다. 지난 4월 선보인 ‘피스마이너스원 하이볼’ 3종은 현재 누적 판매 1000만캔을 돌파했다. 지드래곤의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 주류 제조사 부루구루와 CU의 3자 협업이 ‘힙(세련)’ 트렌드와 맞물리며 파급력을 키웠다는 평가다. 실제로 CU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하이볼 매출의 70% 이상이 20~30대에서 발생했다.

이처럼 편의점 업계가 유명인과의 협업에 힘을 싣는 건 소비 트렌드 변화와 맞닿아 있다. 핵심 소비층인 20~30대는 가격 경쟁보다 브랜드 경험을 중시하고, 누가 만들었는지, 어떤 스토리가 담겼는지에서 재미를 느낀다. 한정판·개성·체험에 민감한 MZ세대 특성과 맞물려 셀럽의 세계관과 팬덤이 결합하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확산이 뒤따르고, 이는 곧 매장의 집객으로 이어진다.

가수 지드래곤이 CU 등과 손잡고 만든 하이볼 제품 피스마이너스원 하이볼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근본적인 배경은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에 따른 편의점 업황 악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1분기 편의점 분기 매출은 통계 집계(2013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외형이 줄었다는 점에서 업계의 충격이 컸다. 월간으로도 지난 2월 매출이 5년여 만에 4.6% 감소했고 6월에도 0.7% 줄었다. 같은 달 국내 유통업체 전체 매출에서 편의점 비중은 17.2%로 전년 대비 1.4%포인트 하락했다. 이런 흐름 속에 셀럽 협업을 포함한 차별화 상품·서비스 발굴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물론 유명인 협업 제품은 리스크도 따른다. 모델료·제작비·로열티 등 고정비가 높고, 수요 변동성 탓에 재고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통상 섭외비만 수천만~수십억원을 호가한다. 무엇보다 셀럽의 평판 이슈가 발생하면 계약이 중단되거나 광고·유통이 제한돼 판매 중단·회수·폐기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유행 변화 속도가 빨라 초기 흥행 이후 수요가 급격히 둔화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연예인·인플루언서 협업 상품은 단기 화제성을 극대화하고 MZ세대와 소통하는 창구로 활용하기 좋은 전략”이라면서도 “다만 유명세에만 의존하기보다는 프리미엄 상품 라인업 강화, 독점 레시피 개발 등 차별화 전략을 병행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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