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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장남 '루프탑 코리안' 조롱…LA한인회 "경솔한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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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5.06.10 10:36:11

"살얼음같은 시기에 엄청난 위험 초래할 수 있어"
"어떤 목적으로든 옛 트라우마 절대 이용해선 안돼"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규모 이민 단속으로 반발 시위가 수일째 지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1992년 LA 폭동 당시 사진을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LA한인회는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경솔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LA한인회는 9일(현지시간)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 활동과 관련해 긴급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33년 전의 LA폭동 당시 ‘루프탑 코리안’(rooftop Korean)을 언급하며, 이번 소요 사태를 조롱하는 게시물을 8일 엑스(X·옛 트위터)에 게재하는 경솔함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는 트럼프 주니어가 전날 엑스에 1992년 LA 폭동 당시의 한인 자경단 사진과 함께 “루프탑 코리안들을 다시 위대하게!(Make Rooftop Koreans Great Again!)”라고 적은 것에 따른 대응이다. LA 폭동 당시 총기로 무장한 한인 자경단이 건물에 진지를 구축하고 옥상에서 방어하며 한인타운을 지켜냈는데, 이후 현지인들에게 루프탑 코리안으로 불렸다.

LA한인회는 “현 대통령의 장남이자, 약 150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이기도 한 그의 행동은 살얼음과 같은 지금 시기에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한인들의 지난 트라우마를 어떤 목적으로든 절대로, 절대로 이용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A한인회는 또 “지난 6일 오전 연방 요원들이 LA다운타운 지역, 한인 업체를 포함한 여러 비즈니스를 급습했고, 이 과정에서 연방 요원들에 항의하는 격렬한 시위가 주말내 벌어졌다”며 “(시위대가) 프리웨이(고속도로)를 점거하고 차량을 불태우는 등 과격 양상의 소요 사태가 오늘까지 이어지고, 다운타운 연방 건물 주변에는 LA경찰국(LAPD) 등의 사법 요원들이 시위대와 대치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LA한인회는 앞서 지난 6일 첫 이민 단속이 시작됐을 때에도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LA한인회는 “영어가 부족하거나 신분확인에 필요한 증빙이 당장 어려운 경우에도 우선 체포 또는 강제억류가 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며 “LA한인회는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는 연방정부의 독선적인 단속 행태를 규탄하며, 지역구 정치인들에게 이와 관련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갑작스런 단속으로 인해 (한인 업체들이) 비즈니스에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지역단체들과 연대해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ICE 등 연방 요원들은 앞서 지난 6일 오전 LA 다운타운의 ‘자바시장’으로 불리는 의류 도매시장을 급습해 최소 44명을 체포했다. 단속 대상에는 한인 의류 도매점인 ‘앰비언스 어패럴’도 포함됐다. 체포된 인원들 중에 한인이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식이 전해진 뒤 한인 업체들은 일제히 영업을 중단했다.

대규모 이민 단속 개시 이후 LA에서는 중남미 라틴계 이민자들을 중심으로 반발 시위가 수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응해 트럼프 대통령은 최소 2000명의 군 병력을 투입토록 지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8일 캘리포니아주 주방위군 300명이 현장에 도착했으며, 현역 해병대 700명도 LA로 이동하고 있다. 주방위군은 11일까지 20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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