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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3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은 소감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고 식장 안으로 들어갔다. 행사엔 이재용 회장뿐 아니라 김기남 삼성전자 회장,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등 삼성 사장단 50여명이 총출동했다.
올해 삼성호암상 수상자는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임지순 포스텍 석학교수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최경신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 △공학상 선양국 한양대 석좌교수 △의학상 마샤 헤이기스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 △예술상 조성진 피아니스트 △사회봉사상 사단법인 글로벌케어 등이다. 각 부문별 수상자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을 각각 받았다.
삼성호암상은 고(故)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인재제일과 사회공익 정신을 기려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기념하기 위해 고이건희 선대회장이 제정했다. 올해까지 총 170명이 수상했고 325억원의 상금이 지급됐다.
◇“사업보국·인재제일 의지 보인 발걸음”
재계에선 이재용 회장이 2년째 이 행사에 참석한 데 대해 “인재 육성과 사회와의 동행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한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선대의 ‘사업보국’ 철학을 지속적으로 계승하고 발전시켜 국가 발전에 더욱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삼성의 ‘뉴 리더’로서 사회와 함께하는 ‘미래동행’ 의지도 알린 행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은 국가 기초과학 분야 지원을 확대하고 인재 육성에 힘쓰자는 이 회장의 의지 및 제안에 따라 지난 2021년 과학 분야 시상을 확대한 바 있다. 당시 이 회장은 공학이나 의학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기초과학 분야를 지원해 산업 생태계의 기초를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삼성호암상을 제정하고 국내외 한국계 연구자들을 발굴·시상해 한국의 국제적 위상 제고에 기여했다면, 이재용 회장은 국가 기초과학 육성을 위해 삼성호암상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것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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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기회가 닿을 때마다 인재 육성과 사회와의 동행 의지 메시지를 발신해왔다. 지난 3월에는 전문기술인력을 육성하는 마이스터고교인 구미전자공고를 방문해 학생들을 격려하면서 “젊은 기술인재가 제조업 경쟁력의 원동력”이라며 “현장 혁신을 책임질 기술인재들을 항상 응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부회장 시절이었던 작년 6월에도 유럽 출장을 마친 뒤 김포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셋째도 기술”이라며 기술력과 관련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회장 취임 뒤 첫 행보로 광주의 한 협력회사를 방문해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사회와 동행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삼성호암상은 이 같은 이 회장의 경영철학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은 삼성호암상 외에 미래기술육성사업과 산학 협력 등으로도 기초과학 육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미래기술육성사업으론 물리와 수학 등 기초과학뿐 아니라 ICT, 소재 등 분야의 혁신적인 연구를 지원 중이다. 현재까지 760개 이상의 과제에 연구비 약 1조원을 지원했다. 삼성이 지원한 연구 과제 관련 논문이 네이처, 사이언스, 셀 등 국제 학술지에 다수 게재되기도 했다.
삼성은 국내 대학들의 미래 기술과 인재 양성을 위해 산학협력에 매년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또 국내 대학들과 함께 계약 학과 등을 운영하며 국가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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