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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해 12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진행했다며 올해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된 사진상으론 위성의 정확한 제원을 확인하기 힘들지만, 중량은 300㎏ 이상이고 육각 기둥 모양에 태양전지판 4개가 펼쳐지도록 고안됐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찰위성 준비를 끝내겠다는 건 곧 시험발사를 하겠다는 의미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 맞춰 북한이 발사를 감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한미 양측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최적의 시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을 벗어나 5월로 넘어갔고,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도 특이 동향은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기술적인 난관에 봉착해 자칫 발사에 실패할 수 있다는 부담감에 적절한 시점을 조율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기술적인 문제일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김 위원장이 현지 지도를 두 번 이상 갔고, 분명히 4월 중에 하겠다고 얘기를 했던 것이다.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일임에도 뒤로 밀린 것”이라며 “단순히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기술적 완성도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부득이하게 시기는 밀렸지만, 발사 의지를 내비친 만큼 시험발사는 시간 문제다. 특히 한미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확장억제 강화를 골자로 한 ‘워싱턴 선언’을 채택하면서 북한의 맞대응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북한은 관영매체 등을 동원해 워싱턴 선언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5월 10일이 넘어가면 대부분의 북한 당·정·군 인사들이 `하방`(下放) 운동을 통해 농촌 모내기 투쟁이나 주택 건설에 집중해야 한다”며 “6월로 넘어가면 장마철이라 여건상 발사가 어려워진다. 5월 중순 안에는 발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