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박스’ 앞에 영아 유기한 생모 검거…경찰 조사 중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영아 보호시설인 ‘베이비박스’ 앞에 영아를 두고 간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여성은 해당 영아의 생모로 확인됐다.

사건이 발생한 서울 관악구의 교회 베이비 박스 인근 모습. 수건에 싸여 있던 아이는 이 파란색 플라스틱통 주위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관악경찰서는 서울 관악구 주사랑공동체 교회에 설치된 베이비박스 맞은편 드럼통 위에 영아를 두고 간 여성을 4일 오전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등을 이용해 해당 여성을 거주지에서 검거했다. 그는 검거 당시까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해당 사건이 알려진 상황을 모르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검거 이후 아이를 두고 간 사실은 인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생모로 확인돼 유기 경위 등을 묻는 조사를 시작했다”면서 “혐의는 유기 또는 과실 정도에 따라 유기치사가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3일 오전 베이비박스 맞은편 공사자재 더미에서 수건에 쌓인 남아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발견 당시 아이엔 탯줄과 태반이 붙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인근 CCTV를 확보·분석해 2일 오후 10시쯤 한 여성이 영아를 공사 자재 속 드럼통 위에 두고 가는 장면을 포착했다. 경찰은 영아 시신을 신고한 행인이 드럼통 아래에서 영아 시신을 발견한 점으로 볼 때 아이가 유기 당시엔 살아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베이비박스는 양육이 어려운 상황에 놓인 부모가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한 시설로, 국내에선 이번 사건이 일어난 곳인 주사랑공동체 교회가 최초 설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