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3월 車 수출부진, 韓경제 전체에도 ‘발목’(종합)

김형욱 기자I 2018.04.30 11:08:35

3월 산업생산지수 2년2개월만에 최대 폭 감소
제조업가동률 '뚝'…설비투자도 5개월만에 줄어
돌아온 中관광객에 소비·서비스업 모처럼 '방긋'

지난달 울산 현대자동차 수출선적부두 모습.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최훈길 기자] 자동차 수출 부진이 한국 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은 ‘3월 산업활동 동향’을 30일 발표하고 이달 전산업생산지수(105.3·계절조정)가 전월보다 1.2% 내렸다고 밝혔다. 2개월 연속 하락이다. 하락 폭도 2016년 1월(-1.2%) 이후 2년2개월 만에 가장 컸다.

자동차 업종의 부진 영향이 컸다. 자동차생산은 3월 전월보다 3.7%, 전년 3월보다는 12.5% 내렸다. 이는 전체 제조업 생산(-2.8%)과 제조업을 아우르는 광공업 생산(-2.5%)에 악영향을 미쳤다. 제조업 중에서도 반도체 생산(1.2%)이나 기타 운송장비(4.6%)는 상승 흐름이었다. 자동차 회사가 수출 부진에 생산량 자체를 줄인 게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 셈이다.

이 기간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003620), 대우버스, 타타대우 등 7개 완성차 회사의 국내생산 수출량은 22만1120대로 전월보다 8.6% 줄었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11.4% 감소했다. 현대·기아차는 내수와 해외공장의 현지판매가 늘며 전체적인 판매는 늘었으나 주력 시장인 미국 수출이 큰 폭 줄며 전체 수출이 전월보다 각각 1.0%, 19.3% 줄었다. 2월엔 생산일수도 적고 설 연휴까지 끼어 있다는 걸 고려하면 부진 국면은 수치 이상이다.

어윤선 통계청 경제통계국 산업동향과장은 “내수 판매는 자동차 보급률이 높아 상승률이 미미하므로 수출에 주력해야 하는데 최근 미국 수출이 만만치 않다”며 “완성차 수출 부진으로 부품 등까지 영향을 받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 수출발 생산 감소세는 전체 제조업 가동률도 떨어뜨렸다. 3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3%로 한 달 전보다 1.8%p 내렸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던 2009년 3월(69.9%) 이후 9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도체 주문 증가에 따른 영향이 크기는 하지만 3월 재고지수도 1.2% 늘었다.

(그래픽=통계청)


당분간 자동차 업종의 어려움은 이어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보호무역주의가 여전한 만큼 대미 자동차 수출을 늘릴 여지가 많지 않다. 자동차 회사는 유럽 등 다른 지역 수출 확대를 모색하고 있지만 이 역시 만만치 않다.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모양새였다. 3월 설비투자는 기계류(-11.6%)를 중심으로 전월보다 7.8% 감소했다. 5개월 만의 하락 전환이다. 수입차 판매 증가로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3.5%)만 늘었다. 제조업 생산의 선행지표로 볼 수 있는 국내기계수주(선박 제외)도 5.9% 줄어들며 2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건설 부문의 부진도 이어졌다. 건설업체가 해당 기간 실제 시공한 건설 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전월보다 4.5% 줄었다. 2개월 연속 감소다. 건설 부문 생산도 전월보다 4.5% 줄었다.

소비가 상승세를 이어간 게 그나마 위안이었다. 소매판매액지수(112.6)는 전월보다 2.7% 늘었다. 3개월 연속 전월대비 증가다. 수출이 부진했던 자동차 부문도 내수 판매는 소폭 늘었다. 미세먼지 영향으로 공기청정기를 중심으로 한 가전제품 판매가 늘었고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통신기기 판매도 늘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며 면세 등 대부분 업태의 판매가 늘었다.

전체 산업생산은 줄었지만 그 중에서도 서비스업 생산지수(106.6)는 전월보다 0.4% 늘었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가 많은 숙박·음식점 생산지수가 전월보다 4.8% 오르며 모처럼 웃었다. 3월 평년보다 이르게 날씨가 따뜻해지며 외출이나 야외활동이 늘었기 때문이다.

생산·소비·투자를 종합해 현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8로 전월과 같았다. 앞으로의 전망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4로 전월보다 0.2p 내렸다.

정부는 한국 경제가 3월 자동차 수출 부진 등 여파로 조정을 받았으나 전반적으론 상승 흐름을 이어가리라 전망했다.

기획재정부는 “통상 현안과 1~2월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으로 광공업 생산·투자가 조정을 받았으나 소비는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진단했다. 이어 “세계경제 개선과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회복 흐름은 이어가겠지만 미국 금리인상 등 대내외 위험요인도 있다”며 “경기회복세가 일자리·민생 개선을 통해 체감되도록 정책 노력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표=통계청)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