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SK실트론이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흥행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LG그룹에서 SK그룹으로 간판을 바꿔단 후 실적 개선이 이어지고 있어 수요예측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2일 크레딧 업계에 따르면 SK실트론은 13일 15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앞두고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발행 예정일은 오는 23일이다. 한국신용평가는 SK실트론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신규 평가했고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나이스신평은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수익성이 개선된 점과 그룹 후광효과가 반영됐다. SK실트론은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매출액 6832억원, 영업이익 860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영업이익 333억원 보다 두 배 이상 이익을 내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SK그룹이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사업을 확대하는데다 반도체 산업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평업계에서는 우호적인 반도체 웨이퍼 수급환경으로 큰 폭의 수익성 회복이 기대되지만 대규모 증설계획에 따른 차입금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SK실트론은 2019년 2월까지 40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웨이퍼 생산라인을 증설할 예정이다. 다만 급격한 증설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SK실트론 등 주요 공급사들이 증설 계획을 내비치긴 했지만 급격히 증설을 추진하지 않고 당분간 웨이퍼 공급부족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며 “지난해 이어 올해도 반도체용 웨이퍼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아 증설하지 않더라도 매출이 증가해 규모의 경제효과가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분기 매출은 2500억원, 연간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SK그룹으로 인수된 이후 기업공개(IPO)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SK실트론의 IPO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장기차입금과 사채의 상환 일정에 따라 2019년 하반기 이후 상장 추진 가능성이 높다”며 “SK실트론의 차입금 규모는 2019년 9월30일까지 장기차입금 945억원, 사채 600억원 가량이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연초 이후 A급 강세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SK실트론의 수요예측도 흥행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박진영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구정이나 추석 연휴 전후로는 수요예측이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경향이 있으나 이번 구정 전후로는 최근의 발행시장 강세에 힘입어 꾸준히 수요예측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이번주 SK실트론 등의 수요예측이 예정돼 있는데 금리 방향성이 불확실한 가운데 캐리 투자를 바탕으로 한 A급의 강세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