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외국인 투자자의 北 경계감, 올해 유독 컸다"

김정현 기자I 2017.11.09 15:03:08

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북한 리스크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과거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중 ‘북한 리스크가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북한의 잦은 도발 등으로 한반도 긴장 수위가 한층 증대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북한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이 과거보다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 리스크가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다. 그런 만큼 국내 금융·외환시장은 북한 리스크가 불거져도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다만 지난 8월9일 북한의 ‘괌 포위사격’ 발언과 9월3일 6차 핵실험으로 발생된 리스크의 여파는 비교적 컸다.

주가의 경우 괌 포위사격 발언 때 회복 속도가 과거에 비해 더뎠다. 당시 주가변동성지수(V-KOSPI200)가 급등해 8월11일에는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의 경우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국내 금리는 상승했다. 같은 기간 주요국 시장금리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둔화 가능성에 하락했다.

부도 위험지표로 꼽히는 한국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북한 리스크의 영향을 비교적 크게 받았다. 지난 8~9월에는 연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CDS 프리미엄은 부도나 파산 등에 따른 손실을 다른 투자자가 대신 보상해주는 신용파생상품의 수수료를 말한다. 채권을 발행한 국가와 기업의 부도 가능성 혹은 신용 위험이 커지면 CDS 프리미엄도 함께 오른다. 보험에 가입할 때 사고 확률이 높으면 보험료가 상승하는 것과 비슷하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도 유출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괌 포위사격 발언 이후 5영업일 연속 큰 폭의 순매도(8월 9~16일 중 1조4000억원)가 나타났다.

채권투자 역시 시장상황 변화에 민감한 단기성 자금을 중심으로 상당 규모의 순매도(8월 9~16일 중 9000억원)를 보였다.

다만 이번에도 전쟁과 같은 극단적 상황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해지면서 시장은 안정세를 되찾았다고 한은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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