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삼성카드(029780)가 4년 만에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서자 이를 두고 삼성생명 중심의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선 삼성생명(032830)이 삼성증권(016360)과 삼성화재(000810)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자본확충 방법으로 삼성카드 자사주 매입을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카드는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11월30일까지 총 주식의 5%인 579만주를 2536억원에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선 삼성카드에 남아도는 자본을 삼성생명으로 이전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카드는 조정자기자본비율이 37%(3월말)로 타사보다 잉여자본이 2조5000억원 가량 많은 상황이다. 반면 삼성생명은 금융지주회사 체제 전환시 삼성증권(19.16%)과 삼성화재(15.9%) 지분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여기에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으로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문제는 삼성생명에 어떻게 자본을 넣을까다. 일단 삼성카드가 추가로 자사주를 매입한 후 이를 전부 소각해 대주주인 삼성생명의 지분을 끌어올린 후 삼성카드를 상장폐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최대주주가 자체 상장폐지를 하기 위해선 자회사의 지분을 95% 이상 확보해야 한다. 현재 삼성생명은 삼성카드 지분을 71.86% 보유하고 있는데 삼성카드가 자사주 전부를 소각한다면 삼성생명 지분율이 76%까지 올라가게 된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장폐지까지 감안한 추가 자사주 매입, 소각 논란 등이 제기될 것”이라며 “(삼성생명이) 지주사 전환을 염두에 뒀다면 100% 완전 자회사를 삼성카드 비용으로 실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삼성카드가 자기자본(6조6000억원) 대비 시가총액(5조8000억원)이 낮아 상장 메리트가 떨어지는 반면 ROE(자기자본이익률)는 5%로 비교적 높기 때문이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 입장에서 싼 값에 삼성카드가 거래되도록 하는 것보다 삼성카드를 100% 보유하면서 7조원 가까운 자본으로 5%의 수익률을 남기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은 돈 한 푼 안 들이고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실탄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삼성생명 지분을 높이기 위해선 삼성카드가 소액주주들의 주식을 상당량 긁어모아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김도하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가 자사주를 취득한 후 유상감자를 할 수도 있다”며 “최대주주 입장에서 현금성이 높고 실행이 용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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