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산업은행이 기업 구조조정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기업 구조조정 지원 특별자문단’을 회장 직속으로 신설키로 했다.
대우조선해양 등 구조조정 기업의 부실 관리 논란에 여론이 악화되자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외부의 목소리를 듣기로 한 것이다. 그밖에 산은 전체 조직 및 업무 추진 등에 대한 방향 및 세부방안도 외부인의 손에 맡기기로 했다.
산은은 23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KDB 혁신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정책금융과 조직역량 강화 두 부문으로 나눠 △구조조정 역량 제고 △미래 정책금융 △출자회사 관리 △여신심사 및 자산 포트폴리오 개선 △성과주의 강화△대외소통 강화 등 6대 혁신 과제가 담겨 있다.
가장 논란이 됐던 구조조정 역량에 대해선 회장 직속으로 기업 구조조정 지원 특별자문단을 신설해 구조조정 업무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강화키로 했다. 특별자문단은 산업계, 학계, 구조조정, 회계 및 법률 전문가 40~50명으로 구성된다. 산은 조사부를 싱크탱크(Think Tank)로 육성해 산업재편 및 미래성장 동력 지원을 위한 분석 기능을 강화하고, 경기변동에 따른 취약업종 조기 선정 등을 추진해 산업별 경쟁력을 우선 점검한 후 취약 및 개선사항에 대해서 자문할 계획이다. 개별기업에 대해선 경제적 중요성이 클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조언을 받겠단 방침이다. 또 구조조정 분야에 회계 및 법률 전문 외부 인력을 신규로 충원한다.
구조조정 뿐 아니라 산은 조직 및 업무 전반에 대한 부분도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구할 예정이다. KDB혁신위원회를 신설해 구조조정, 미래 정책 금융 비전 등 산은의 역할과 인사, 조직, 업무프로세스 전반을 진단키로 했다. 외부인을 위원장, 위원으로 선임하고 외부 전문기관이 참여토록 해 산은에 대한 외부 의견을 수렴하겠단 취지다. 이 혁신위원회가 컨트롤타워가 돼 6대 혁신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세부 방안이 9월경 마련된다.
그러나 대우조선에 산은 출신 임직원을 CFO(최고재무책임자)로 파견하고도 대규모 손실 및 분식회계 등을 적발하지 못했던 문제에 대해선 뾰족한 해결책이 도출되지 않았다. 산은은 공직자윤리법에 준해 임직원의 비금융출자회사에 대한 취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도록 했으나 출자회사관리위원회 심사를 통하면 가능하도록 허용토록했다. 이 회장은 “산은 출신이 갈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 일장일단이 있다”고 말했다.
그 밖에 산은은 132개 비금융출자회사를 3년간 집중 매각하는 방안을 계속 추진키로 했다. 올해 46개사, 내년 44개사, 2018년 이후 42개사를 매각할 방침이다. 또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대로 대기업, 중후장대 산업에 대한 자금 공급에서 벗어나 중견(예비)기업 및 신성장, 해외진출 지원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강화키로 했다. 산업전망 및 여신 집중도를 지표화해 익스포저를 차등 운영하고 특정기업 및 계열에 익스포저가 집중되는 현상도 완화키로 했다. 해외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에 대한 참여를 확대하되 수출금융기관(ECA)의 지원 한도(85%) 초과분을 메우는 방식으로 수출입은행 등과 업무 중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현 정원의 10%(319명)를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반면, 지점 축소(8개) 시기는 당초 2020년에서 일정을 단축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