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을 타도하기 위한 야권연대에 대한 피로감은 그 반증이다. 지난 7·30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동작을 지역에 출마한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가 우여곡절 끝에 단일후보로 선출됐음에도 결국 낙선한 것도 ‘당선만을 위한 야권연대’의 수명은 다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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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지난 동작을 선거가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분석한다. 정의당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실제 지방선거 후 2500여명의 신규 당원들이 유입됐다. 진보정당이 설 자리는 이전보다 줄어들었지만 정작 진보정당들이 주창하던 가치에 대한 공감대는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산적한 과제는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내에서 실질적인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한 교섭단체가 돼야 하는데 현재 정의당 의석수는 5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교섭단체 소속인 국회의원과 교섭단체 소속이 아닌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하늘과 땅 차이다. 이번 19대 후반기 국회가 구성될 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지망했던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가 여야 합의에 의해 환노위에서 빠진 것이 대표적 일례다. 결국 정의당 소속 의원들이 원내농성에 들어간 후에야 심 원내대표는 환노위에 들어갈 수 있었다.
최근 정의당은 새로운 실험에 들어갔다. 지난 16일 정의당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벌인 ‘삐라 살포’ 퍼포먼스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검찰의 사이버사찰과 대북단체들의 삐라 살포를 융합해 풍자해 호응을 얻었다. 이 외에도 노회찬·유시민·진중권 등 정의당의 대표 간판들이 만드는 팟케스트 등도 시민과의 유용한 소통통로가 되고 있다. 정의당의 한 관계자는 “어렵고 멀게만 보였던 정치를 일상 속의 영역으로 만들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