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 반도체, 中서 저렴한 접근 가능...美제재 무색”

김윤지 기자I 2024.09.06 16:30:54

FT "엔비디아 칩 탑재 클라우드 임대료, 美>中"
"소규모 클라우드 사업자, 규정 준수 부담 없어"
"中본토에 H100 재고 10만개 이상 있을듯"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엔비디아의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임대 비용이 미국 보다 중국에서 저렴하다고 6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통제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첨단 반도체가 중국 시장에 손쉽게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사진=로이터)
FT에 따르면 중국의 소규모 클라우드 제공업체 4곳은 엔비디아 A100 프로세서가 탑재된 서버를 현지 정보기술(IT) 업체에 시간당 6달러에 임대하고 있다. 미국의 클라우드 공급업체는 동일한 조건으로 시간당 약 10달러를 청구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의 제재를 우회해 중국 내 첨단 엔비디아 반도체가 공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알리바바나 바이트댄스와 같은 중국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는 규정 준수라는 부담이 있지만 소규모 사업자는 위험 부담이 적다고 중국 스타트업 창업자는 말했다.

A100과 H100은 엔비디아의 첨단 AI 반도체 중 하나로, 챗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 구동에 최적화돼 있다. 지난 2022년 미국 상무부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 발표로 A100와 H100의 대중 수출은 금지됐다.

하지만 중국 소셜미디어(SNS)인 샤오홍슈, 타오바오 같은 중국 전자 상거래 사이트 등에서 손쉽게 A100과 H100 재고를 판매한다는 글을 볼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현지 관계자는 중국에 10만개 이상의 엔비디아 H100 재고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엔비디아 반도체는 각각 책 한 권 크기로 부피가 크지 않아 미 정부의 제재를 우회하기 상대적으로 쉽다고 FT는 덧붙였다.

주로 말레이시아나 일본, 인도네시아 업자들이 미국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제조한 서버나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홍콩으로 배송한 후 국경을 넘어 중국 본토로 가져가는 사례가 많다고 현지 업체들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의 자회사가 해외에서 미국의 첨단 AI 반도체를 구입하는 것은 금지돼 있지만, 해당 자회의 경영진이 일본이나 말레이시아 등에서 새로운 회사를 설립해 구매하는 것은 가능하다”며 “막기 쉽지 않은, 수출 규제를 우회하는 방법들이 암시장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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