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임상중단’ 한미약품 급락…흔들리는 제약·바이오株

윤필호 기자I 2018.02.19 17:16:27

한미약품·한미사이언스 전일 대비 8.50%, 8.68%↓
실적 못내는 실험 이슈에 주가 급등락…고평가 논란 재점화
“제약·바이오업계 호재 많아…충격 제한적일 것”

자료=마켓포인트 제공
[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한미약품(128940)이 신약의 임상실험 중단하면서 그 여파로 주가가 급락했다.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는 제약·바이오주(株)가 실험중단 이슈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또다시 취약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만 실험중단 이슈 등에 대한 학습효과를 통해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한미약품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50% 하락한 49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각각 4억1200만원, 444억1400만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자회사 한미사이언스(008930) 역시 전 거래일보다 8.68% 하락하며 8만6300원에 마감했다. 이 같은 급락은 파트너사인 일라이릴리(릴리)에 기술 수출했던 면역질환 신약후보물질 ‘HM71224’의 임상실험이 중단됐다고 지난 14일 공시했기 때문이다. 주가는 공시 당일 시간외 거래에서 종가 대비 가격제한폭인 9.98% 하락했다.

악재성 공시가 설 연휴를 앞두고 나오면서 시점을 놓고 비판이 제기됐다. 회사는 앞서 2016년에도 항임 신약에 대한 베링거인겔하임의 기술이전 계약 취소 공시를 휴일 직전에 낸 바 있다. 투자자들은 이번 공시 시점과 관련해 기업의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미약품 측은 릴리로부터 통보를 받고 곧바로 공시를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실적으로 산출되지 않는 실험중인 기술에 대한 고평가 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제약·바이오주는 작년 하반기부터 신약 관련 기술수출 소식을 앞세워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임상실험 중단과 같은 신약 기술 관련 공시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 하는 불안정성에 시달렸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이번 임상중단과 관련해 기존 릴리와의 계약서상 변경이나 계약금 반환 등의 비용문제가 없음을 밝혔다”면서 “하지만 지난 2015년의 주가상승 랠리가 릴리와의 기술수출 계약으로부터 시작된 만큼, 주가에 악영향이 불가피 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예고한 제약·바이오 테마감리도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은 제약·바이오업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비의 회계처리 적정성을 점검하고 위반 가능성이 큰 회사는 테마감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연구개발비를 비용이 아닌 무형자산으로 처리한 기업들이 주요 타겟이 될 전망이다.

다만 제약·바이오업계에 호재가 충분해 전반적인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시됐다. 허혜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릴리에 기술수출한 한미약품의 임상실험 중단으로 인해 제약·바이오 업종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과거와 달리 임상 중단 이슈에 학습이 되어 있어 영향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엄여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이 당초 우려보다 많이 안 빠졌다”며 “오히려 제약·바이오주는 호재가 많은 상황이어서 만약 한미약품 이슈가 없었으면 셀트리온 등 제약·바이오주가 주도하는 한 주가 됐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