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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정치와 거리두기…독자행보 이후 신당 창당
반 총장의 파워는 지지율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의 여파 속에서 여권 전체가 몰락했지만 반 총장은 예외였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 미만으로 폭락하고 새누리당의 지지율도 반토막이 났지만 반 총장은 탄핵정국 전후로도 20% 안팎의 굳건한 지지율을 유지해왔다. 보수진영의 차기주자 중 유일하게 빅3구도에 머무르며 차기 경쟁력을 보여준 것. 이 때문에 반 총장이 내년 1월 귀국 이후 기존 정치와 거리를 두면서 독자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기존 정치권에 곧바로 진입하면 기다리는 것은 혹독한 검증이다. 득보다는 실이 클 수밖에 없다. 직접적인 정치활동보다는 귀국인사, 여론수렴, 민생행보 등에 집중하면서 차기주자로서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관리한다는 것. 독자행보를 통해 지지율 추가 상승이나 보수재편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경우 독자신당 창당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92년 대선 당시 정주영 통일한국당 후보나 2007년 대선 당시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의 선택과 유사하다.
◇“정치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비박계 신당 합류
보수세력의 정권재창출 가능성은 희박하다.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극단적인 주장마저 나올 정도다. 더구나 새누리당은 친박 잔류파와 비박 탈당파로 갈라선다. 비주류 리더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은 오는 27일 동료 의원 33명과 집단 탈당할 예정이다. 이는 곧 새로운 보수신당 창당으로 이어진다. 반 총장으로서는 친박 위주의 새누리당보다는 비박계 신당을 선택하는 게 국민적 공감을 더 얻을 수 있다. 기존 정치권 합류로 국내 정치경험 부족이라는 약점도 상쇄할 수 있다는 건 부수효과다.
비박계 신당 역시 뚜렷한 차기주자가 없다는 점에서 윈윈(win-win)이다. 김무성 전 대표는 불출마를 선언했고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은 지지율이 미비하다는 점에서 반 총장의 합류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 실제 반 총장은 “정치라는 것이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기존 정당 합류 가능성을 열어뒀다. 아울러 반 총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정진석 전 원대대표의 비박계 신당 합류 여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른바 반심(潘心)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
◇국민의당과 제3지대 연대…김동철·박지원 투톱 적극적인 러브콜
국민의당과의 연대 가능성도 점쳐진다. 20대 총선 이후 여의도 안팎에서 떠돌면 이른바 ‘반기문·안철수 연대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 반 총장의 대권행보와 관련해 ‘기름장어 화법’ ‘배신의 아이콘’ 등 연일 거친 반응을 쏟아내는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당은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반 총장 역시 보수진영 차기주자로 한계를 짓는 것보다는 국민의당과의 연대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친박·친문 패권주의 반대를 내세워 중도보수를 아우를 수 있고 지역적으로는 충청과 호남을 묶을 수 있다. 97년 대선 당시 김대중·김종필의 이른바 DJP연대와 유사한 방식이다.
김동철 비대위원장은 “반기문 총장의 풍부한 국정경험을 국가를 위해서 활용하겠다는 것에 대해 원론적으로 동의한다”며 “우리와 같이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박지원 원내대표 역시 “반 총장이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으로 가지 않고 국민의당에 굉장한 매력을 느낀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우리 당으로 반 총장이 와서 강한 경선을 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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