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한화건설이 5전 6기에 성공할까. 건설사들이 다시 회사채 시장에 속속들이 문을 두드리는 가운데 지난 2012년부터 수요예측에 번번이 실패했던 한화건설이 이달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A-, 안정적)은 22일 3년물 1500억원 어치 회사채 발행을 목표로 12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한화건설은 2012년부터 건설 경기 악화와 등급 강등 우려 등을 이유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번번이 실패해왔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4월에도 3년물 2100억원 어치를 수요예측했지만 단 300억원만 희망금리 안에 들어온 바 있다. 당시만 해도 A급 회사채를 둘러싼 우려가 팽배한 데다 건설이나 조선, 해운 등 취약업종을 둘러싼 투자심리 역시 좋지 않았기 때문.
그러나 SK건설과 롯데건설 역시 올 들어 회사채 발행에 성공한 만큼, 건설업을 둘러싼 심리도 개선됐다는 평가다.
뿐만아니라 최근 저금리 상황 역시 고금리 매력이 있는 한화건설의 회사채 발행에 우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본드웹에 따르면 9일 한화건설의 3년물 민평 금리(4개사 평균)는 4.802%. 다른 A급 회사채보다 높은 수준인데다 이미 SK건설이나 롯데건설이 수요예측에서 민평금리보다 30bp 높은 수준에서 결정된 점을 감안하면 5%대의 금리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는 고금리 매력을 느낀 기관투자자들이 한화건설의 수요예측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한 증권사 크레딧 관계자는 이번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아니더라도 조만간 금리 인하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고금리 회사채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론 신용등급 변동 우려는 있다. 특히 한화건설의 현재 등급이 ‘A-’인 만큼, 한 계단만 미끄러져도 ‘BBB+’다.
이 가운데 2019년까지 총 10만 세대 주택을 공급하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건설 프로젝트(BNCP)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겠지만 지정학적 위험은 늘 주의해야 한다. 김가영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BNCP가 회사의 매출 및 영업이익의 주요 기반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수니파 급진주의 무장단체(IS)가 바그다드까지 진출하며 다소간 제약이 발생한 바 있다”며 “내전상황 지속에 따른 공사진행 여건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미착공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 규모가 지난해 말 1조1622억원으로 높은 수준이다.
다만 한화생명의 최대 주주인 만큼 그룹 내 위상이 있어 상환능력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힘을 얻는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등급 변화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만기보유 투자자라면 고금리 매력에 투자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