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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해 7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로부터 주가에 거품(버블)이 끼었다는 경고 메시지를 받았던 미국 바이오테크가 오히려 그 이후 큰 폭 랠리를 보이며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을 민망하게 만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투자회사인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그룹에 따르면 나스닥시장내 바이오테크지수가 지난해 7월 옐런 의장의 경고 이후에만 40% 이상 급등하고 있다.
당시 옐런 연준 의장이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나서기 직전 공개한 55페이지 짜리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biannual report)’는 소셜미디어주와 함께 바이오테크주에 대한 주가 밸류에이션을 진단했다.
이 보고서에서 연준은 “일부 업종의 밸류에이션을 분석해보면 상당히 과도해 보인다”며 “특히 소셜미디어와 바이오테크 업종에 속한 소규모 기업들의 경우 연초 큰 폭으로 하락하긴 했지만, 현재 밸류에이션이 그렇게 보인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연준은 다른 페이지에서도 “일부 자산에서 위험을 감수하려는(risk-taking) 투자자들의 모습이 늘어나는 신호가 있다”며 그 대표적인 예로 소셜미디어와 바이오테크주를 재차 거론했다. 연준은 “이들 업종은 향후 추정 이익대비 주가 비율이 역사적 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고도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스닥 바이오테크지수 뿐만 아니라 대표적인 업종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쉐어 나스닥 바이오테크놀러지 ETF 가격도 지난해 6월 이후부터 조정없는 상승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 미국 바이오테크주 버블 가능성에 대한 경고는 연준 뿐만이 아니었다. 블룸버그 역시 나스닥 바이오테크지수와 인터넷지수를 비교하며 바이오테크주가 과도하게 상승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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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같은 랠리는 일부 기업들의 신약 개발과 인수합병(M&A) 기대감 등에 의한 것인 만큼 쉽사리 버블로 단정짓기 이른 상황이다.
실제 이달초 버텍스 파마큐티컬스는 낭포성 섬유증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했다고 발표했고, 이 물질은 미국 식품안전청(FDA)로부터 개발 승인을 받았다. 또한 애브비가 암치료제 개발업체인 파마사이클릭스를 인수하기 위해 제안에 나선 가운데 존슨앤존슨도 210억달러에 이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추가 제안에 내놓으며 경쟁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