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금호산업 인수전의 잠재적인 경쟁후보로 꼽혔던 호반건설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대신 금호산업 지분 매각으로 불과 3개월만에 200억원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챙겼다.
9일 업계 따르면 호반건설은 앞서 지난해 11월 이틀에 걸쳐 금호산업(002990) 주식 200여만주(6.16%)를 매입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에 뛰어든 것으로 해석했다. 금호산업 채권단이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과정에서 보유하게 된 금호산업 지분 매각 방안을 가결한 시점과 맞물렸다는 점에서 이러한 관측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호반건설은 건설업 불경기 속에서 금호산업 인수에 뛰어드는 것은 무리라고 최근 결론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여유자금 투자 목적으로 매입했던 것으로 금호산업이나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실제 호반건설의 주력인 건설업은 수년째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호반건설의 지난 2013년 연결기준 경영실적을 보면 매출은 1조1935억원으로 전년 대비 28.3%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357억원, 1091억원으로 각각 30.8%, 28.7% 감소했다.
다른 건설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유 현금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업황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과감한 투자에 나서기에는 부담스럽다는 평가다.
호반건설은 최근 금호산업 주식 34만 여주를 매각하면서 보유지분율이 5% 아래(4.95%)로 낮아졌다. 최근 석달간 금호산업(002990) 주가가 두배 가까이 오른 것을 고려하면 호반건설은 애초 밝힌 것처럼 성공적인 투자를 한 셈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호반건설은 이번에 지분 매매로 인해 200억원 정도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며 “단순 시세차익을 위해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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