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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주식펀드 투자자들은 박스권 상황에서 저가매수, 고가매도의 투자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지수의 박스권 탈출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코스피 2000포인트에만 다가서면 늘어나는 환매로 지수 상승의 걸림돌이 되곤 했다. 코스닥과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중소형주펀드와 가치주펀드의 우세를 이끌고 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성과가 우수한 펀드의 절반 이상이 중소형주, 가치주를 중심으로 운용하는 펀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시장 주도주가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움직이고 있는 시그널들이 나타나고 있다.
2013년 이후 중소형주 가격 상승은 중소형주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의 시가총액 비중도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국면에 들어서면서, 시장 주도주가 대형주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은 주식시장이 상승 가능성이 높아질 때 주식 편입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려왔다. 작년말 95%였던 국내주식액티브펀드의 주식편입비중은 4월말 96%까지 올라갔다. 이는 2013년 이후 최고치로 어느 때보다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을 시사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경기에 민감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를 선호하는 현상은 미국에서도 작년에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작년 하반기부터 바뀌고 있다. 작년 3분기까지 글로벌 유동성은 미국대형주펀드보다는 미국중소형주펀드로 유입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미국 경기 회복의 시그널이 확실해진 작년 4분기부터는 미국중소형주펀드보다는 미국대형주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
대형주펀드는 대부분의 운용사에서 주력펀드로 내세우고 있다. 대형주펀드를 고를 때는 최근 1년과 3년 성과를 비교해서 유형 평균 이상의 성과를 내는 펀드를 고르는 것이 좋다. 너무 작은 펀드보다는 1000억원 이상의 펀드를 고르는 것이 투자자입장에서는 유리하다.
증시 격언 중에 ‘시장은 항상 옳다’는 말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시장의 자금은 돈이 되는 곳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돈이 빠지는 펀드에는 투자자가 인지하지 못한 위험이 있을 수 있다. 펀드의 수익률만큼 펀드의 운용규모 추이도 투자 판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