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90달러 육박…지정학적 위기+원유수요 급증
이상 기후에 푸드플레이션 우려 확산…카카오·커피값↑
애틀랜타 연은 총재 "올해 금리인하 4분기 1회 그칠 것"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과 중국의 경제 회복으로 원유와 금, 심지어 커피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새로운 공포가 커지고 있다. 그야말로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다. 자칫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서 고착화하면 시장이 바라는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 카드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적잖게 나오고 있다.
| 그래픽=AI이미지 달리(Dalle) |
|
3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85.43달러에 거래됐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89.35달러에 마감하며 90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모두 지난해 10월 말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 조치를 연장한 가운데 중동 확전 우려에 미국과 중국 경기 회복세까지 더해지면서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브렌트유가 9월까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값 역시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300달러의 벽’을 돌파했다. 인플레이션이 쉽게 둔화하지 않을 것이란 경계감 속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더욱 강해졌다.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위험을 금 매입으로 헤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푸드플레이션’(푸드+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코코아에 이어 커피 가격마저도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상기후, 작물 질병 등으로 작황이 악화하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불거진 탓이다.
시장은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6월에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60% 정도로 보고 있지만, 최근 원자재, 식품 가격 급등에 따라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지거나 인하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키우고 있다. 현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9명 중 9명은 연내 두 차례 이하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세 차례 인하를 전망하는 위원 중 단 한 명만 입장을 바꾸면 연준의 올해 금리 인하 폭은 두 차례로 낮아진다. 올해 FOMC 투표권이 있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금리 인하가 올해 4분기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