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005380), 기아자동차(000270),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003620) 등 5개사의 8월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1.6% 감소한 62만5412대다. 내수는 12만847대로 전년 동월보다 12.2% 증가했고, 해외 판매는 4.4% 줄어든 51만1023대로 집계됐다.
업체별로 현대차는 지난달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 동기대비 6.0% 감소한 총 33만6625대를 판매했다.
내수판매는 29.6% 급증한 5만456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여름휴가 전후로 이어진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며 판매가 큰 폭으로 감소했던 것과 비교해 성장한 것이다. 올해도 부분 파업이 있었지만 지난해보다는 상황이 개선됐다. 하지만 그랜저의 신형 모델이 출시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이어졌던 ‘월 판매량 1만대 이상’ 기록 행진은 지난달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여파로 중단됐다.
지난달 해외판매는 모두 28만2065대로, 작년 동월(31만6140대)보다 10.8% 감소했다. 올해 들어 누적(1~8월) 수출량(240만9천325대)도 지난해 같은 기간(265만909대)과 비교해 9.1% 적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도 선진국 시장과 신흥시장 모두 판매 호조를 확신한 수 없는 위기 상황”이라며 “다양한 신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공급 확대 등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별 자동차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의 경우 8월 내수(4만1027대)는 9.7% 늘었지만, 해외 판매(18만1713대)가 0.8% 뒷걸음질했다. 내수와 수출을 더한 전체 8월 판매량(22만2740대)은 전년 동월보다 1% 정도 올랐다. 감소세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회복’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내수판매는 최근 출시한 소형 SUV 스토닉과 쏘렌토 부분변경 모델(더 뉴 쏘렌토) 등 신차 효과를 누린 레저용차량(RV) 모델 판매가 크게 늘어 전년대비 9.7% 증가했다. 지난달 약 3500대의 생산차질이 있었지만, 총 9회의 파업 및 특근거부로 생산차질이 3만3000여대에 달했던 전년대비 기저효과가 부각된 점도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끼쳤다.
르노삼성은 내수 7001대, 수출 1만2468대를 포함해 전년 동월보다 27.7% 증가한 1만9469대를 지난달 판매했다. SM시리즈 중 SM5만이 전년 동월대비 44.4% 상승했을 뿐, 나머지 차종은 모두 판매량이 하락했다. 주력 차종인 SM6의 경우 전년 동월보다 40.9% 하락한 2705대가 팔렸다. 지난달 출시한 뉴 QM3도 치열한 소형 SUV 시장 경쟁과 계절적 요인에 따라 전년 동월대비 17.2% 감소한 908대가 판매됐다.
한국GM은 8월 내수 1만4대, 수출 3만1307대를 포함해 전년 동월보다 14.8% 오른 총 4만1311대를 판매했다. 내수 전체판매는 전년 동월대비 21.7% 감소한 가운데, 소형 SUV 트랙스만은 견조한 판매 실적을 올렸다. 트랙스는 지난달 1365대를 내수 시장에서 판매, 전년 동월보다 99%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트랙스의 상승세는 국내 소형 SUV 시장 확대와 새로운 연식변경 모델에 대한 긍정적인 고객 반응에 힘입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쌍용차는 지난달 수출 급감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대비 3.7% 떨어진 1만1725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내수판매는 G4렉스턴과 함께 티볼리 브랜드가 4000대 이상 팔리는 인기를 구가하며 실적을 견인해 전년 동월보다 7.5% 증가한 8255대를 판매했다. 최근 새롭게 선보인 주문형 제작 모델인 티볼리 아머 기어 에디션과 G4렉스턴 7인승 계약 비율이 각 제품별로 40%를 넘어서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회사는 전했다.
한편 상반기 내수 부진에서 벗어나 2개월 연속 전년대비 판매 상승을 기록했지만, 완성차 업계의 표정이 마냥 밝진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아차 통상임금 1심판결의 여파로 인해 현재 임단협을 진행 중인 현대·기아차와 한국GM의 노사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의 경우 추석 이후 새 집행부가 구성되기 전까지 특근 거부 및 부분파업도 중단키로 했지만, ‘파업 리스크’는 당분간 계속 잠재된 상태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임금협상을 앞두고 실적 숫자 하나하나에 사측과 노조 모두 매우 민감한 상태”라며 “실적이 좋게 나오는 것은 물론 반가운 일이지만, 현시점에선 마냥 능사만은 아니”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