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이데일리 양효석 특파원] 상하이종합지수가 43개월만에 최저를 갱신했다. 8월 핫머니 유출심화, 수출경기 악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 실망감, 10월 대규모 주식물량 출현에 따른 선제적 매도세 등 악재가 겹쳐지면서 지수를 끌어 내렸다.
20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42.99포인트(2.08%) 급락한 2024.84에 마감됐다. 이는 2009년 2월 이후 43개월만에 최저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2060.31에 개장된 뒤 22.71포인트(1.10%) 떨어진 2045.10에 전장을 마감했지만 후장 들어 하락폭을 키웠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가 급락한 것은 각종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우선 세계 경제성장이 불확실해지고 위안화 평가절하가 기대되자 단기성 투기자금인 핫머니 유출현상이 나타난데 따른 불안심리가 작용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따르면 8월말 기준 외국환평형기금 잔액은 25조6400억위안(4615조원)으로 전월 25조6575억위안(4618조원) 대비 174억위안(3조원) 감소했다. 외국환평형기금은 외국인이 중국에 달러화 등 외화를 가져와 투자하면 향후 투자금 유출에 대비해 쌓아두는 자금이다. 외국환평형기금이 줄었다는 것은 외화자금이 중국에서 빠졌나갔음을 뜻한다. 특히 8월 외국환평형기금 감소는 300억∼1300억위안 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치와 반대되는 현상이며 7월 38억위안(6840억원) 감소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진 것이다.
또한 이날 발표된 9월 HSBC 제조업 PMI 예비치는 11개월째 위축세를 이어가면서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를 높였다. 중국 9월 HSBC 제조업 PMI 예비치는 47.8로 지난달 47.6보다 소폭 올랐다. 하지만 PMI 지수는 11개월 연속 50 미만을 나타내면서 여전히 중국 제조업 경기가 위축돼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9월은 계절적으로 국경절 등 성수기를 앞두고 있어 통상 PMI지수가 반등한다. 하지만 이번 9월 PMI 속보치가 전월비 0.2포인트 상승에 그친 것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PMI지수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10월 국경절 수요가 크게 호전되지 않는다면 중국 경기사이클의 바닥 다지기 시간이 좀더 지속될 수도 있다.
오는 10월 중국 창업주식을 중심으로 보호예수가 풀려 주식물량이 늘어날 것이란 소문도 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심리적으로 불안한 투자자들은 선제적 대응을 위해 매도우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중국 대형금융사 평안(平安)보험이 상장지수펀드(ETF) 환매에 나섰다는 소문도 한 몫 했다.
이와 함께 최근 고조되고 있는 중-일간 영토분쟁으로 전쟁 분위기까지 감지됐고 얼마전 중국 상무부가 하반기 수출전망도 밝지 않다고 언급한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