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GDP 7만달러 시대…맥킨지가 그린 2040년 대한민국

하상렬 기자I 2023.12.12 18:05:27

맥킨지 보고서
"2040년 GDP 3.2조억달러, 4%대 성장 이뤄야"
"중소기업 생산성 늘리고 서비스업 비중 늘려야"
"산업 클러스터, AI 전문가 5만명 양성도 목표해야"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앤드컴퍼니(맥킨지)가 2040년 대한민국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 7만달러 수준의 ‘세계 7대 경제 대국’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김태형 기자)
맥킨지는 최근 ‘한국의 다음 S곡선’(Korea‘s Next S-Curve)이라는 제목의 경제 진단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맥킨지는 2040년 한국의 GDP 규모를 3조2000억~3조400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 8월 글로벌 신용평가사 S&P(2조4000만달러)와 영국의 경제분석기관인 EIU(2조2000억달러)가 내놓은 전망보다 1조달러를 초과하는 규모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한국이 연평균 4%대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분석됐다. 맥킨지는 “경제 발전을 이룩한 국가가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4%대로 도약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새로운 국가 경제 성장 공식을 도입하는 혁신이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맥킨지는 1990년대 중후반 미국, 2000년대 중후반 독일의 4%대 경제 재도약 사례를 제시했다.

맥킨지는 4%대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선 매출 1000억달러, 100억달러, 10억달러 이상의 신규 기업을 각각 5개, 20개, 100개 창출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신재생 에너지와 바이오, 인공지능(AI), 모빌리티, 반도체 등 산업군에서 이들 기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년 기준 우리나라의 매출 1000억달러 기업은 삼성전자(005930)현대차(005380), SK(034730) 세 곳이다.

중소기업 생산성도 2배 향상돼야 한다고 제시됐다. 한국의 중소기업 생산성은 대기업의 약 3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네 번째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생산성 격차가 컸다. 한국 기업 수의 99%, 종사자의 80%가 중소기업인 것을 고려하면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매우 크다는 판단이다.

GDP 내 서비스업 비중이 70% 이상이 돼야 한다는 지적도 따랐다. 한국 서비스업의 GDP 비중은 2021년 기준 60%로 미국(78%)과 일본(70%) 등 주요 선진국보다 낮다. 서비스업 고용 비중이 70%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서비스업 생산성이 열악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맥킨지는 IT플랫폼, 소프트웨어, 콘텐츠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중심으로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맥킨지는 세계를 선도하는 수준의 산업 클러스터를 창출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특정 산업 생태계를 이루는 기업들이 밀집된 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되면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협력이 활성화되고, 전문 인력과 각종 생산 요소의 집적으로 개별 기업의 비용이 감소해 GDP에 직접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격인 미국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는 1000개 이상의 제약·바이오테크 기업과 하버드대 등 주요 연구기관이 협력해 2021년 기준 약 140억달러의 벤처캐피탈 자금을 유치했다. 맥킨지는 한국이 3개 이상의 집중화된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바이오, IT산업, 반도체 산업 등에서 각각 글로벌 선도 수준에 준하는 클러스터를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외 맥킨지는 △GDP 대비 자본 증대량 2배 성장 △글로벌 선도 초격차 산업 2개 이상 신규 배출 △고급 AI 전문가 5만명 양성이라는 목표도 제시했다.

맥킨지는 현재 한국 경제가 갈림길에 서 있다고 전했다. 앞서 맥킨지는 10년 전 한국 경제가 성장 한계에 다다랐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한국 경제를 ’서서히 가열되는 냄비 속 개구리‘에 비유했다. 맥킨지는 이번 보고서에선 “개구리를 냄비 밖으로 꺼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경제는 과감한 시도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진=맥킨지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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