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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뽑고 장비도 샀는데"…오락가락 방역패스에 유통가 '당혹'

남궁민관 기자I 2022.01.17 16:48:13

논란의 대형마트·백화점 방역패스 도입…결국 철회
부랴부랴 인력 채용·태블릿PC 확보 나섰던 유통업계
"안그대로 힘든데 정부가 불확실성 키워", "방역지침 불신 커졌다" 불만
채용 인력은 설 연휴중 특별판매대 등 매장지원에 활용할 듯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정부가 3000㎡ 이상 전국 대형마트 및 백화점 등에 도입하기로 했던 방역패스가 18일부로 결국 철회됐지만 관련 업계 표정은 썩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방역패스 철회로 설 명절 대목에 집객 부담을 덜게 됐지만 부랴부랴 보강한 인력 및 장비가 무색해져서다. 애초 충분한 공감 없이 일변도로 밀어붙인 방역지침에 관련 업계는 물론 국민들의 불신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대전 서구 괴정동 롯데백화점에서 한 관계자가 방역 패스 안내문을 철거하고 있다. (사진=뉴스1)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앞서 정부는 지난 10일부터 대형마트 및 백화점 등에 방역패스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관련 업계에 추가 인력 채용 및 장비 확충을 요청했다. 대형마트의 경우 점포당 주출입구 보안요원 1명을 추가 채용하고 QR코드 스캔 및 방역패스 발급 여부 등을 확인하는 데 사용하는 태블릿PC는 최소 10대 운용을 필수 기준으로 내세웠다고 한다.

권고안의 경우 점포당 보안요원은 비상계단과 주차장, 각 층, 엘리베이터 등을 포함해 평균 50여명을 추가 채용해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태블릿PC도 점포당 평균 30여대를 운용해달라고 권고했다. 가령 전국에 100개의 점포를 운영하는 대형마트가 권고안에 따르려면 5000여명의 보안요원을 추가 고용하고 3000여대의 태블릿PC대가 이날까지 확보됐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각 유통업체들은 일단 필수 기준에 맞춰 보안요원 추가 채용과 태블릿PC 확보 등을 상당 부분 진행한 상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필수 기준에 따라 점포당 주출입구 보안요원 1명에 더해 순환인력까지 전국에 수 백명을 추가 채용했다”며 “태블릿PC 역시 QR인증을 위해 확보하고 있던 것에 더해 300대를 추가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한 백화점 역시 짧게는 1일에서 길게는 2주일 단위까지 총 500여명의 보안요원을 추가 채용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날 정부가 18일부터 방역패스 도입을 철회키로 결정하면서 유통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일단 보안요원 채용과 태블릿PC 확보 등으로 예상치 못한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됐고 향후 이들의 운용에 대한 고민 또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부터 일주일간 계도기간을 거치면서 유통업체들은 물론 고객인 국민들까지 혼란을 겪은 데 이어 방역패스 도입이 아예 철회되면서 정부 방역지침에 업계와 국민 모두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서울 시내 한 대형쇼핑몰 관계자는 “권고안을 맞추기 위해 주말까지도 태블릿PC를 확보하기 위해 전자 매장들을 뒤지고 다녔는데 막상 이렇게 되니 허탈하다”며 “안그래도 코로나19로 힘겨운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데 정부가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우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도 기업들이지만 당장 지난 주말 백화점을 이용하지 못한 고객들과 주말 지역 고객들이 제기한 형평성 논란, 그리고 아르바이트를 구했다가 할 일이 사라진 지원자들까지 국민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는 게 문제”라며 “코로나19 종식이라는 궁극적 목표에 동의하지 않을 이는 없겠지만 이런 혼란이 반복되면 결국 정부의 방역지침에 대한 불신만 커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각 유통업체들은 다행히 설 연휴를 앞두고 있어 이번에 추가 채용된 보안요원들을 매장 지원이나 특별판매대 등에 동의를 얻어 전환배치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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