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치 겨우 부합…올해 상고하저 예상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28조2857억위안(약 5020조원)으로 전년 대비 7.9% 증가했다고 15일 밝혔다. 시장 예상치인 7.2~8.1%에는 아슬하게 부합했지만 상단치에는 못미쳤다. 중국 차이신, 영국 로이터통신 등은 중국 2분기 성장률을 8.1%로 예측했고, 미국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은 8%로 전망했다. 일본 닛케이신문 전문가들은 7.7%로, 영국 투자은행 HSBC는 이보다 더 낮은 7.2%로 예측했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의 경제 성장이 2분기에 예상보다 더 느려졌다”며 “공식 발표 자료는 높아진 원자재 가격이 공장 활력을 저해하고 코로나19 확산이 소비 심리를 억눌렀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전기 대비로 계산하면 중국은 2분기 1.3% 성장했다. 이는 예상치인 1.2%를 소폭 웃돈다. 2년 평균을 따지면 5.5% 수준이다.
이로써 상반기 성장률은 12.7%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 2년 평균은 5.3%로 올해 중국의 경장성장률 목표인 6%를 밑돈다.
중국은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성장률이 마이너스(-) 6.8%까지 추락했고, 올해 1분기 기저효과로 18.3%를 기록해 30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2분기 성적은 전분기의 18.3%보다는 1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중국 GDP는 지난해 2분기 3.2%, 3분기 4.9%, 4분기 6.5% 증가로 반등 추세를 이어왔으나 올해 1분기 최고점을 찍은 후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경제는 기저효과로 상반기에는 높고 하반기로 갈수록 낮아지는 ‘상고하저’(上高下低)의 특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부양 카드 다시 꺼낼 수도
이날 함께 발표된 6월 경제지표들도 전월보다는 부진했다. 경제 성장이 전반적으로 느려지고 있는 모습이다.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대비 8.3%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인 7.8%를 상회했으나 전월(8.8%)보다는 낮아졌다. 1~6월 상반기 평균은 15.9%를 기록했다.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12.1% 증가해 두자릿수를 유지했지만 전월(12.4%)보다는 소폭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제조업 생산과 수출에 힘입은 최근 몇 달간의 가파른 브이(V) 모양의 회복이 정점에 달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 큰 문제는 하반기다. 중국은 올해 초 빠른 성장 속이 예상되자 시장 유동성을 줄이면서 출구전략을 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경제회복이 예상보다 느려지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운송 지연 등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 이후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하반기에는 다시 부양책을 꺼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부터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여러가지 악재 속에 하반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느려질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중국이 정책을 전환하면 많은 국가들도 이를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은 지난해 주요 경제국 중 처음으로 록다운에서 벗어난 국가”이라며 “취약한 회복과 위기와 씨름하는 다른 경제국들이 중국의 성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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