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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그룹 임직원몰 ‘라이프케어’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일부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애플 기획전을 열고 아이폰와 애플워치, 아이패드 등을 판매했다. LG가 임직원몰에서 LG전자 제품이 아닌 경쟁사 제품을 판매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LG전자는 자사 전자제품을 판매점인 LG베스트샵 전국 400여개 매장에서 애플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판매를 추진 중이다. LG전자의 공식 입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는 것이지만, 내부적으로 판매 방침을 확정하고 이르면 다음달부터 애플 제품 판매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시장 구도 차원에서 보자면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하는 LG전자가 시장 1위 업체인 삼성전자(005930)를 견제하기 위해 애플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LG가 삼성이 아닌 애플과 손을 잡는 것을 두고 △1위 사업자에 대한 견제 △아이폰에 LG계열사의 부품이 다수 들어가는 점 △삼성과 LG의 오래된 경쟁관계 등을 꼽는다.
하지만 애플이 이번 협력으로 얻는 이득은 단순히 LG 스마트폰의 점유율만이 아니다.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둘 다 만드는 회사로서 기기간 높은 연동성을 강점으로 하는 생태계를 자랑한다. 기기간 연결성을 통한 편리한 사용자 경험은 아이폰을 쓰는 사용자가 애플워치(스마트워치)와 에어팟(무선이어폰)은 물론 맥(노트북), 아이패드(태블릿)를 사용하도록 유도한다.
이 중에서도 아이폰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애플 왕국을 확장하는 ‘첨병’ 역할을 한다. 매출 비중이 높을 뿐 아니라 모든 기기 중 가장 보급률이 높은 제품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물론, 현재 협력을 논의하고 있는 LG전자 역시 국내 시장에서의 애플의 동향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양강 구도 하에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의 경쟁은 더욱 가열될 수밖에 없다”며 “애플과 LG전자의 협력이 스마트폰을 넘어 노트북, TV 등 다른 제품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삼성은 물론 LG 역시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