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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시 50분쯤 공항철도 서울역의 한 아이스크림 전문점 앞에서 30대 여성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뒤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와 서로 모르던 사이였던 피해자는 이씨의 폭행으로 광대뼈 한쪽이 함몰되고 눈가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철도경찰이 처음 신청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판사는 지난 4일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면서 “긴급체포가 위법한 이상 그에 기초한 이 사건 구속영장 청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체포 과정이 적법하지 않아 구속영장 청구 역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판사는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신원과 주거지 및 휴대전화 번호 등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고, 피의자가 주거지에서 잠을 자고 있어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상황도 아니었다”며 “피의자를 긴급체포하고 압수수색을 할 상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설명했다. 이씨는 구속영장 기각으로 풀려난 다음 날 한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경찰은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면서 이씨가 서울역에서 시민을 상대로 위협하거나 폭행한 행위 등을 추가로 포착해 혐의를 보강했다. 사건 당일 서울역 인근 폐쇄회로(CC)TV엔 이씨가 피해자를 폭행하기 전 서울역 광장 앞 버스정류장 등에서 행인들을 어깨로 밀치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보였던 모습이 담긴 바 있다.
한편 이 사건은 피해자 가족이 지난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피해 사실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이 글엔 피해자가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에게 폭행을 당해 다쳤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이씨의 폭행을 두고 “명백한 고의적, 일방적 폭행이자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여성혐오 폭력”이라는 설명도 있었다.
이후 ‘여성 혐오 범죄’라는 논란이 일었지만, 철도경찰은 사건 발생 장소가 CCTV 사각지대인 탓에 곧바로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철도경찰과 경찰은 목격자와 피해자 진술, 인근 CCTV 등을 토대로 이동 경로를 확인해 1주일 만에 용의자를 검거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난 2일 ‘가해자에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올라온 청와대 국민청원엔 12일 오후 5시 기준 1만7000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