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T전화 로밍은 △상대방이 T전화를 안 써도 나만 쓰면 168개 국가에서 국내 유·무선 통신사 이용자와 통화가 무료이고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이지만, 다른 앱과 달리 데이터가 차감되지 않으며 △별도 알고리즘 적용으로 연결시간이 평균 1초에 불과해 기존 음성로밍이나 보이스톡보다 품질이 우수하다.
보이스톡은 상대방이 같은 앱을 깔아야 하고, 수신자와 발신자 모두 데이터가 차감되며, 연결 시간이나 통화 품질도 다소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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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가 해외 음성로밍을 전부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사실 지난 2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이미 로밍에 인터넷프로토콜을 쓰겠다는 방침은 밝힌 바 있다.
당시 박 사장은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로밍 통화 수준은 인터넷 플레이어보다 못한 측면이 있다”며 “로밍에 인터넷 프로토콜 쓰자는 얘기를 했다. 회사 일각에선 수천 억원의 매출 손실을 예상하나, 미움을 받으면 존재하지 못할 수 있다.고객이 싫어하는 걸 고치는데 돈을 쓰겠다”고 말했다.
이후 탄생한 게 T전화 해외 음성로밍 통화 무료다.
이번에 출시된 T전화 음성로밍은 로밍에 필요한 네트워크를 해외 음성망 대신 데이터망과 연동한다. 예전에는 해외 구간과 국제망 구간이 모두 음성망(서킷망)이었지만, T전화 로밍은 데이터망(패킷망)으로 T전화 서버로 연결했다.
또, 고품질의 음성 코덱과 최적의 알고리즘을 적용해 통화품질도 기존 로밍보다 평균 20% 향상시켰다. 해외 통화에 인터넷전화(VoIP)기술을 적용한 것은 스카이프나 카카오보다 늦었지만 품질은 더 높인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사실 VoIP 기술이 발전하면서 데이터 통신망에서 차지하는 량이 줄어 무료인 보이스톡이 오히려 외국 통신사 망(음성망)을 타는 기존음성로밍보다 품질이 좋다는 애기까지 나왔다”며 “하지만 T전화 로밍은 콜라(callar, T전화 영상통화 브랜드)에 적용된 자체 mVoIP 엔진을 써서 훨씬 품질이 좋다”고 설명했다.
T전화 무료 음성 로밍은 별도로 가입하지 않아도 T전화 앱을 다운받거나 업그레이드하면 쓸 수 있다. 데이터 통신이기에, SK텔레콤의 데이터 로밍 요금제에는 가입해야 한다.
SK텔레콤이 T전화 무료 음성 로밍을 내놓은 것은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혁신을 이룬다는 차원도 있지만, T전화의 미래와도 관련있다. T전화는 2014년 출시돼 1200만 명이 쓸 정도로 인기다. 위치기반 검색, 스팸 전화 수신 거절 기능 등이 있는데 국내 서비스라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T전화 해외 로밍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면 글로벌 현지에서 개인화된 POI(Point of Interest)와 위치기반 서비스를 상품화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최정호 MNO플랫폼그룹 팀장은 “T전화는 로컬 서비스로 진행됐는데 음성로밍 무료가 글로벌 서비스로 확장되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이사회 멤버인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그간 GSMA 이사회에서 통신업의 혁신을 주장해 왔다. LTE를 넘어 5G가 상용화되는 와중에, 다른 나라 통신사들도 로밍을 위한 해외·국제 구간을 모두 데이터망으로 연결한다면 어찌될까.
이론적으로 전세계 음성 로밍 통화는 전부 무료가 되고, 통신사들이 직접 관리하기에 스카이프 같은 인터넷전화 앱 회사들보다 품질도 우수할 수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달리 다른 나라 통신사들은 3G 음성망을 쓰는 곳이 많고 아직 VoIP를 활용한 로밍 무료에 적극적이진 않다”면서도 “문자메시지 매출을 지키려다 카카오톡에게 메신저 시장을 내줬고, mVoIP를 차단하려다 다 풀어준 일 등을 보면 누가 먼저 고객만 보고 혁신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