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연체율 13% 돌파…대출은 반년새 3000억 더 줄어

김국배 기자I 2024.12.30 18:17:42

금감원 '상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
조달금리·연체율 상승에 대출 줄여
이용자 1.4만명 감소, 불법 사채 빠질 우려도
금감원, 저신용자 신용공급 확대 유도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의 ‘최후 보루’로 여겨지는 대부업의 대출 잔액이 반년 만에 또 3000억원 넘게 줄었다. 조달금리 급등, 연체율 상승으로 대부업체가 대출 문을 걸어잠근 영향 등으로 분석된다. 대부업 연체율은 역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연체율 상승으로 대부업체는 대출을 줄이고 대출 축소는 다시 서민의 금융 접근성을 떨어트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30일 ‘2024년 상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올해 상반기 대부업 이용자가 71만 4000명으로 작년 말(72만 8000명)보다 1만 4000명(2%) 감소했다고 밝혔다.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20%로 내린 2021년 말(112만명)과 비교하면 2년 6개월 만에 40만명 가량 줄어든 것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대부업 대출 잔액은 작년 말 12조 5146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2조 2105억원으로 3041억원(2.4%) 감소했다. 2021년 말과 비교하면 2조 4000억원 줄었다. 규모별로 보면 대형 대부업체 대출 잔액(8조 1317억원)으로 6개월 새 569억원(0.7%), 중소 대부업체(4조 788억원)는 2472억원(5.7%) 감소했다. 금감원은 “높은 조달 금리와 연체율 상승 등 영업 환경 악화에 따른 신규 취급 축소에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대부업체마저 대출을 줄이면서 대부업에서 밀려나는 사람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빠질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연체율(원리금 연체 30일 이상)도 심각하다. 2021년 말 6.1%였던 연체율은 작년 말 12.6%로 2년 새 두 배로 뛰었다. 올해 6월엔 0.5%포인트가 더 올라 13%(13.1%)를 넘어섰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작년 말 7.9%였던 신용대출 연체율은 올해 6월 말 8.8%로 반년 만에 0.9%포인트 뛰었다. 담보대출 연체율은 17.3%에 달했다. 작년 말보단 0.3%포인트 올랐지만 2022년 말(9.3%)과 비교해 8%포인트 급증했다.

현재 대부업체들은 신용대출보다 담보대출을 더 많이 하고 있다. 6월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4조 8073억원, 담보대출은 7조 4032억원이다. 2022년 6월 말 이후 감소세를 보여온 신용대출은 작년 말보다 2.3%(1103억원) 증가했지만, 담보대출은 5.3%(4145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1인당 대출액은 1711만원으로 작년 말(1719만원) 수준을 유지했다. 2022년 말 대비로는 100만원 가량 늘었다. 대부업 평균 금리는 13.7%로 작년 말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금감원은 저신용자 신용공급 현황과 연체율 추이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또 저신용자 신용공급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자’ 지원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불법 채권추심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을 강화하며, 대부업자의 내부통제 강화 등도 지도하기로 했다. 앞서 대부업 등록기준을 강화한 ‘대부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화한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업권 신용 공급 축소에 따른 불법사금융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불법 대부광고를 점검하고 대부업자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