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우선매수권' 변수로 떠오른 아워홈 인수…성사 가능성 물음표

송재민 기자I 2024.12.26 19:16:27

한화, 이르면 내년 초 SPA 체결 목표
경영권 확보는 가시권…2남매 지분 미지수
콜옵션 행사 시 일방적 매각 수포로
구지은 전 부회장 매각 반대 가능성 커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한화(000880) 그룹이 국내 식자재 유통업계 강자인 아워홈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오너가(家) 2세들 간 경영권 분쟁이 다시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구명진 씨와 구지은 전 부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인수 성사 여부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서구 아워홈 본사. (사진=연합뉴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국내 급식업체 2위 사업자인 아워홈 경영권 인수에 나섰다. 한화그룹은 아워홈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면서 인수 이후 시너지나 사업의 확장성 등을 검토 중에 있다. 이르면 내년 초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인수를 검토한 대상은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과 구미현 아워홈 회장의 지분 약 58%다. 해당 지분만으로도 경영권 확보에는 문제가 없으나 아워홈의 원활한 사업 확장과 장기적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나머지 지분 역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첫째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둘째 구미현 회장이 19.28%, 셋째 구명진씨가 19.6%,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이 20.67%를 보유 중이다. 오너가 내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한, 나머지 지분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아워홈은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인 고 구자학 회장이 2000년에 세운 식자재 유통업체로,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 전 부회장은 지난 2016년부터 경영권 분쟁을 이어왔다. 지난 5월 구미현씨가 구본성 전 부회장의 편을 들면서 구지은 전 부회장이 사실상 밀려났지만, 진행 중인 재판과 수사 중인 사건이 남아 있어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아직 남아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구지은 전 부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매각을 막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아워홈 정관에 따르면 주식 매각시 다른 주주에게 주식을 우선 매각해야 한다. 즉,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이 지분 매각에 나섰기 때문에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 씨는 해당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갖게 되는 셈이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구 전 부회장과 구명진 씨가 함께 매각에 반대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면 일방적 매각은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

한편, 한화그룹은 아워홈 지분 100% 인수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재무적투자자(FI)로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크레딧솔루션을 확보하면서 자금을 충당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의 경영권 및 지분 전량의 가치는 1조5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한화가 57.84%의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약 8600억원 규모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자체로는 자금 여력이 부족한 상태다. 올해 3분기 기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현금성 자산은 1294억원에 불과해, FI로부터 조달하는 금액을 제외하고도 모기업의 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지은 전 부회장이 아워홈 동반매각에 동의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인다”며 “아버지 고 구자학 회장의 뜻을 제일 잘 따라왔고, 회사에 대한 애착도 크기 때문에 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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