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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날 러시아 정부 미 대선 개입을 위해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데 사용한 32개 웹사이트 도메인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들 사이트엔 자금세탁 방지법과 범죄적 상표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미 법무부는 이들 사이트는 폭스뉴스나 워싱턴포스트 등 실제 미 언론사인 것처럼 위장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이트에 게재된 콘텐츠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억제하거나 러시아 정부를 선전하는 등 친(親)러시아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었으며, 유권자들에게 은밀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예를 들어 가짜 워싱턴포스트 웹사이트의 한 기사는 “우리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실수라는 것을 인식해야 할 때”라며 “그것은 생명과 돈을 낭비하는 것이며, 반대 의견을 주장하는 것은 더 큰 파괴를 의미할 뿐이다. 모두를 위해 조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와) 평화 협정을 맺고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보도했다.
메릭 갈랜드 법무부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 2024년 미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허위 정보 유포 및 러시아 정부 홍보를 지시했다”며 “크렘린이 작성한 내부 계획 문서에는 개입 목표가 미 대선에서 러시아가 선호하는 결과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대통령실 제1부참모장인 세르게이 키리옌코가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지목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갈랜드 장관이 언급한 러시아 내부 문서에 명시된 목표 중엔 ‘정당 A’와 ‘후보 A’의 승리를 보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는데, 이는 각각 공화당과 이 정당의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설명했다.
아울러 미 검찰은 러시아의 대선 개입 계획에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인물을 배치하고, 소셜미디어(SNS) 광고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도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향력이 있는 인물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미국 및 비(非)러시아 사용자를 대표하는 것처럼 SNS 프로필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별도로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이날 러시아 국영매체 RT의 보도국장을 포함해 개인 10명과 단체 2곳을 제재 대상자로 신규 지정했다. 미 대선을 겨냥해 러시아의 영향력 행사에 관여한 혐의다.
미 재무부는 “러시아가 후원하는 이들 개인·단체는 미국의 선거 과정과 제도에 대한 신뢰를 약화하기 위해 오랫동안 AI 딥페이크와 허위 정보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