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단기차입 확대를 위한 사전작업에 한창이다. 차입금 확대 기반을 충분히 확보한 만큼 금리 인상 중단 기조에 발맞춰 단기차입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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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도 CJ대한통운의 단기차입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 CJ대한통운의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장기+단기) 규모는 1조8486억원으로 전년 2조3379억원 대비 4893억원 감소했다. CJ대한통운이 2021년을 제외하고는 최근 5년 간 2조원대의 차입금 규모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여유가 있다는 평가다. CJ대한통운의 차입금 규모는 △2018년 2조8746억원 △2019년 2조918억원 △2020년 2조2263억원 △2021년 1조7385억원 △2022년 2조3379억원 등이다.
부채비율을 비롯한 재무건전성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31.4%로 전년 140.3% 대비 8.9%p 하락했다. 통상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할 때 부채비율은 200%를 기준으로 삼는다.
특히 전체 차입금에서 단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은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유동성 사채를 포함한 CJ대한통운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단기차입금 규모는 6357억원으로 전체 차입금 중 31.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년 말 54.7% 대비 23.2%p 하락한 수치다. 통상 단기차입금 비중은 50%를 적정 수준으로 판단한다. 신용평가사들 역시 CJ대한통운의 차입금 만기구조가 충분히 분산됐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CJ대한통운의 단기차입 확대 행보가 현금창출력 개선에 따른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금흐름이 원활해진 만큼 차입금 확대에 따른 부담도 비교적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CJ대한통운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1%로 전년 3.4% 대비 0.7%p 상승했다. 최근 5년 간 CJ대한통운의 영업이익률이 4%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유일하다. 사업구조 효율화를 통해 원가 부담을 낮추며 수익성을 극대화한 덕분이다.
이지웅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CJ대한통운의 유동성 대응 능력은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며 “차입금 만기구조만 보더라도 단기차입금 비중이 30%대로 미사용 여신한도 등을 고려하면 양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와 관련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최적의 자금조달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