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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를 처음 방문했다. 얼마 후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재무부 홈페이지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장문의 공개 편지를 올렸다. “대통령님께. 이곳 재무부를 방문해주셔서 무한한 영광(great honor)입니다. 대통령께서 방문해 주신 이후 당신을 위한 일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더욱 명확해졌습니다. 그것은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들을 위한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것이겠지요.”
뉴욕에서 만난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의전과 서열을 중요시하는 국내 공무원 조직에서도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이런 내용의 공개 편지를 쓴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며 혀를 내둘렀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은 격의 없는 오바마 정부 때와 달라도 한참 달라졌다.
29일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 100일째 되는 날이다. 미국은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첫 100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이 기간 동안 새로운 정부는 앞으로 4년간의 큰 그림과 틀을 짜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100일은 논란의 연속이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며 덤벼든 일마다 무성한 뒷말을 낳았다. 무슬림 국가 국민 입국을 봉쇄하는 반(反)이민정책은 뜨거운 비판을 불러일으키다 결국 법원에 가로막혔다. 오바마 정부의 대표적인 의료보험 개혁안인 오바마케어를 끝장내겠다며 덤벼든 트럼프케어는 내부 반대에 부딪혀 투표도 못해보고 좌초했다. 소리를 요란했지만 정작 이뤄낸 건 많지 않다.
100일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놀라울 정도로 생각을 바꿨다. 미국 밖의 일에 왜 미국 세금을 써야 하느냐고 불만을 제기하다 전격적으로 시리아 공격을 단행했다. 이후 북핵 문제를 미국 정치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였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가 중국이 우리를 도와주고 있는데 무역전쟁 해야겠느냐며 말이 또 달라졌다.
대통령의 판단이 이랬다 저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주위에는 말리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의 주위엔 가족들과 돈 많은 사람들, 그리고 트럼프에 복종하는 사람만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대통령의 고집을 더 강하게 만든다. 가뜩이나 트럼프 대통령은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편이다. 워터게이트 파문으로 사임한 리처드 닉슨의 대통령직을 승계한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기록한 48%를 밑도는 역대 최저인 40%(월스트리트저널 조사 기준)까지 지지율이 곤두박질쳐도 트럼프는 “가짜 여론조사”라고 응수한다. 공화당 내에서조차 “이게 독재 아니냐”는 비판이 나와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미국은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움직이던 나라였지만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가 너무 강해졌고 그를 견제할 세력도 별로 없다. 트럼프 행정부 앞에 놓인 고난의 행군은 이제 첫 발을 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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