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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인상은 이미 현실이 됐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5(PS5) 기본형 가격을 100달러 올려 649.99달러(약 97만원)로 조정했다. 휴대용 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 포털도 199.99달러(약 30만원)에서 249.99달러(약 37만원)로 뛰었다. 닌텐도 스위치2와 밸브 스팀덱, 아이패드·맥북 등 애플 제품도 최근 몇 달 사이 일제히 비싸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는 8월 엑스박스 가격을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가격 인상의 배경엔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증이 자리하고 있다. 메모리는 컴퓨터가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 데 꼭 필요한 부품인데, AI 데이터센터가 대거 들어서면서 수요가 급격히 불어났다. 반도체 업체들이 데이터센터와 소비자 기기에 들어갈 메모리를 모두 대지 못하게 되자 품귀 현상이 벌어졌고, 그 부담이 고스란히 제품 가격에 얹힌 것이다.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 제조사엔 호재지만, 소비자에겐 악재다.
문제는 당장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메모리 대기업들이 새 공장을 짓고 있지만 품귀는 최소 2028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그 이후에도 가격이 품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아샤 샤르마 MS 엑스박스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감원과 조직 개편을 알리는 사내 이메일에서 메모리 품귀를 “역사상 가장 심각한 하드웨어 위기”라고 표현했다.
그나마 최악의 고비는 넘겼을 수 있다는 점이 위안이다. 지테시 우브라니 IDC 소비자기기 리서치 디렉터는 “가장 큰 충격은 이미 지나갔다”며 “앞으로도 오르긴 하겠지만 속도는 느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름세 자체는 멈추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란 전쟁 등에 따른 물가 상승으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애플은 아직 아이폰 가격을 올리지 않았지만, 마이크 하워드 테크인사이츠 메모리 담당 부사장은 애플이 수익성을 유지하려면 스마트폰 가격을 250~300달러(약 37만~45만원) 올려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1000달러(약 150만원)나 1200달러(약 180만원)짜리 아이폰이 아니라 1500달러(약 225만원)짜리 아이폰을 생각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지금 구매할 것을 권한다. 하워드 부사장은 메모리 부품값이 떨어지더라도 그 효과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최소 1년이 걸릴 것으로 봤다.
다만 제품별로 들여다보면 사정은 다르다. 예를 들어 기술기업들은 연말 대목을 앞두고 가을에 신제품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 새 아이패드가 곧 나올 참이라면 굳이 비싼 값에 구형을 살 이유가 없다. 애플은 아이폰을 9월, 아이패드와 맥을 3월이나 10월에 내놓고,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은 1분기, 구글 픽셀은 8월에 나온다. 노트북은 1월이나 6월에 신제품이 몰린다.
중고 시장을 노리는 것도 방법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아마존과 애플, 삼성전자 등은 중고 제품을 점검·수리해 할인가에 되파는 인증 재생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가조 세비야 이마케터 애널리스트는 “대부분 반품된 새 제품들”이라며 재생품 성능이 새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너무 오래된 모델을 사면 머지않아 다시 바꿔야 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새 스마트폰을 사는 대신 클라우드 저장공간을 추가로 사거나 배터리만 교체하는 것도 대안이다.
메모리 품귀가 언제 풀릴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새 반도체 공장을 지어 가동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데다 과정도 만만치 않아서다. 하워드 부사장은 “단순한 과정이 아니다. 이제 모두가 그걸 알게 됐다”며 “엄청나게 복잡하다. 지구상에서 가장 복잡한 제조업”이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