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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부터 쏟아진 비에 박씨처럼 수도권에서 출근하는 사람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수도권에 올해 들어 처음으로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된 가운데 도로 곳곳이 물에 잠기고 전동차가 한때 운행을 멈췄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집계된 주요 지점 강수량을 보면 △파주 판문점 342.5㎜ △남양주 창현 202.0㎜ △연천 장남 181.5㎜ △양주 남면 189.0㎜ △서울 노원 159.5㎜ 등이다. 특히 이날 오전 8시 22분께 의정부 신곡 103.5㎜, 오전 7시 30분께 파주 101.1㎜, 오전 6시 21분께 파주 판문점 91㎜ 등 1시간에 100㎜ 전후의 집중 호우가 퍼부었다. 기상청은 비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이날 오전 4시 24분부터 오전 9시 40분까지 서울과 경기북부를 중심으로 총 20차례 호우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폭우로 인한 시민의 불편도 이어졌다. 이날 출근길 강남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직장인 서모(33)씨는 “비가 온다고 해서 일부러 샌들을 신고 오긴 했지만 결국 샌들도 다리도 다 젖었다”면서 “우산도 다 뒤집히고 난리였다”고 말했다. 한 음식점에서 일하는 50대 여성 김모씨는 “7시 50분쯤 출근하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흰색 운동화가 다 젖었다”면서 “비가 너무 세차게 와서 마치 빗줄기에 맞는 것 같았다. 운동화도 신문지 넣어놓는 정도로 소용이 없고 완전히 젖어버려서 세탁소에 맡겨야 할 정도”라고 했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김진화(29)씨는 “비가 온다고 했지만 이렇게 많이 올 줄은 몰랐다”면서 “오늘 출근하려고 딱 우산을 들고 나왔는데 우산이 찢어질 정도로 비가 왔다”고 했다. 이어 “발목까지 물이 차니까 양말도 젖고 길도 너무 미끄럽고 해서 노인분이나 어린이들이 쉽게 다칠 것 같다”면서 “정부가 호우 피해에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파주에 거주하는 직장인 전도연(25)씨는 쏟아지는 빗줄기에 자가용을 놓고 나갈까 고민했다고 했다. 전씨는 “아침에 비가 쏟아지는 것을 확인하고 출근길이 걱정됐다”면서 “좀 불안해서 오늘 차를 놓고 출근할까 매우 고민이 됐지만, 생각보다 괜찮아서 차를 운전해서 출근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운동화 대신 새로 산 장화를 신고 나왔다”면서 “퇴근길에도 비가 많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비 피해 관련한 112 신고도 이어졌다. 서울 중랑소방서에는 ‘비가 많이 내려 전기가 터졌다’는 신고가, 종로소방서에는 ‘갑자기 비가 많이 와서 주택가로 물이 많이 들어온다. 토사물이 밀려 내려온다’는 신고가, 성북소방서에는 ‘토사물이 내려온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경찰은 폭우로 인한 피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 지역의 한 경찰관은 “서울 일대가 집중호우가 너무 심각해 한 대 나가던 순찰차를 많이 돌리라는 지령을 받았다”면서 “오늘은 싱크홀이나 도로가 움푹 패는 곳을 점검하는 등 순찰에 많은 인력을 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