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한 것은 외국인이 대거 사들인 물량 때문이다. 지난 5거래일 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조2259억원 사들여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를 1조525억원 팔아 순매도 1위에 올렸다. 특히 개인이 삼성전자를 순매도한 금액은 2~10위 종목을 모두 합친 것 보다 많았다. 기관은 1522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7% 상승했다.
외국인의 자금 유입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찍었으며 내년 2분기부터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D램익스체인지 등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 현물가격은 10월 중 약 8% 하락했으나 최근 2주 동안 5% 가까이 상승했다. 고정거래가도 하락을 멈추고 보합세로 돌아섰다. 통상 현물 가격이 움직인 뒤 고정 가격이 이를 반영하기 때문에 현물가는 D램 시황을 선반영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KRX반도체지수는 한 달 사이 11.04% 상승해 전체 지수 가운데 유일하게 두자리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홍콩계 증권사 CLSA도 6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8만4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올려잡았다. SK하이닉스(000660)의 목표가는 11만4000원에서 17만5000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D램 현물가가 안정되고 반도체 공급부족이 소폭 완화됐으며 PC와 서버의 업체들이 D램 재고를 보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지브 라나 CLSA 연구원은 “메모리 침체에 대한 우려는 이미 가격에 선반영됐고 회복의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내년 1분기 메모리 판매 가격이 바닥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메모리 침체는 예상보다 짧고 얕은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며 “2분기부터 메모리 ASP 상승이 가속화되며 주가 회복 모멘텀을 얻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선 메모리 반도체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물가 반등 지속 여부를 확언하기 어렵지만 경험적으로 확률이 높은 게임은 D램 현물가가 상승할 때는 메모리 비중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