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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제물포고등학교 이전 계획을 발표하자 시민단체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인천교육희망네트워크는 18일 성명을 통해 “인천교육청이 모든 계획을 탁상 위에서 수립해 발표한 것은 지자체와 지역정치인, 주민과의 한판 전쟁을 선포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도 교육감은 (2018년 지방선거 전) 자신이 교장이던 동암중학교가 230명의 학생이지만 알찬 교육이 되고 있어 원도심의 학교 이전이 잘못된 정책이라고 말했다”며 “선거과정에서는 동구 학부모에게 교육불평등을 없애겠다며 박문여중·여고의 이전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 교육감의 공약과 정책에는 빠짐없이 원도심 교육 활성화가 있다”며 “(도 교육감) 자신으로 인해 교육불평등이 더 심화되는 원도심에도 아이는 자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교육청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표방하지만 인천남부교육지원청 126명, 교육연수원 분원 직원 몇명, 진로교육원 몇십명이 (중구 제물포고 부지로) 온다고 한들 200명 내외의 직원이 있으면 112만명의 유동인구와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단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단체측은 “중구청이 애써 만들어온 문화·관광 거리 조성사업에 상의 한 번 없이 (교육청이) 숟가락을 얹어 유동인구를 가로채는 얄팍한 꼼수는 교육자의 양심상 해서는 안된다”고 표명했다.
교육희망네트워크는 “교육청이 박문여중·여고를 송도로 이전하면서 60만~70만의 유동인구가 발생할 거라던 미추홀구 박문삼거리는 지금도 임대상가가 지천이고 저녁이면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란 당근으로 주민을 우롱하면 교육자의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또 “교육청은 정책 수립 이전에 중구청, 지역주민과의 숙의과정을 포기했다”며 “도성훈 교육감은 어른의 논리로 교육을 저버리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제물포고 이전으로 발생할 교육문제에 대해 대책을 먼저 상의한 뒤 발표했어야 했다”며 “외부 환경의 변화나 발전이 먼저가 아니라 발생할 교육 문제에 대해 그 지역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사안의 불가피성과 대책을 설명하고 동의를 먼저 구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청은 중구, 동구, 미추홀구의 주민과 진솔한 숙의과정을 새롭게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고 표명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동구발전연구소가 인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숭덕여중, 축현초, 박문초·중·고, 대건고, 인천여중·고가 동구에서 모두 떠났다. 이제 제물포고 이전까지 하려는 것이냐”고 따졌다.
연구소측은 “한 치 앞도 보지 못하는 근시안적 교육정책으로 동구·중구 원도심 주민을 무시하고 학생의 학습권을 외면하는 교육감을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며 “지금이라도 교육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또 “동구를 교육의 외딴 섬에서 해소할 수 있게 동구에 여자중학교를 세워주고 제물포고 이전 계획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도성훈 교육감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교육복합단지 조성을 위해 중구 전동의 제물포고를 연수구 송도로 이전하는 계획을 구상 중이라고 발표해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