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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국제 유가 반등에 힘입어 그동안 미뤄졌던 대규모 유전개발 계획이 재개되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역대 최악의 수주가뭄으로 일감이 줄어 도크 폐쇄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重, 이달 4.5조 수주 예상..수주목표 상향
삼성중공업은 글로벌 오일메이저 BP(브리티시페트롤리엄)가 발주하는 매드독(Mad Dog)Ⅱ 프로젝트의 부유식 해양 생산설비(FPU)를 약 1조5000억원(12억7000만달러)에 수주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FPU는 미국 뉴올리언즈 남쪽 300km 해상 매드독(Mad Dog) 유전의 2단계 개발 사업에 투입되는 해양생산설비로 하루 원유 11만배럴과 2500만입방피트의 천연 가스를 생산할 수 있다.
2015년 이후 유일한 해양플랜트 수주업체인 삼성중공업은 조만간 ENI가 발주하는 3조원(25억 달러) 규모 모잠비크 코랄(Coral) FLNG 프로젝트 계약도 마무리짓는다.
이로써 삼성중공업은 올 1분기에만 최소 37억7000만달러 수주를 확보했다. 작년 수주실적(5억2000만달러)의 7배 수준이다. 두 프로젝트 모두 당초 지난해 수주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건으로 유가가 고개를 들면서 발주처가 결단을 내린 것이다. 삼성중공업이 작년 5월 자구안 제출 당시 잡은 2017년 수주 목표 53억달러는 대폭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저유가 여파로 지난해에는 해양플랜트 발주가 전무했는데 일감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프로젝트 입찰 초기부터 원가와 계약구조 등 각종 리스크를 철저히 검증하고 대비해 온 만큼 적정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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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를 계기로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오일메이저들의 해양플랜트 투자심리 회복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해양유전 개발비용을 절감해온 것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자재 자체 개발이나 기술발전 등을 통해 해양유전 개발 비용은 2013년 대비 30% 낮아졌고 오일메이저들의 손익분기점(BEP) 기준도 20% 떨어졌다.
오일메이저들이 현재 확보하고 있는 유전의 55%가 해양유전이라는 점에서 향후 해양플랜트 생산설비 발주가 증가할 전망이다.
클락슨에 따르면 글로벌 원유·가스 수요는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6% 증가했고 해양 생산비중은 연 0.8%씩 늘었다. 해양유전은 전세계 원유(가스) 생산량의 28.4%를 담당하고 있으며 일부 해양유전은 육상 유전보다 가격 경쟁력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과거 오일메이저가 이익을 낼수 있는 유가가 80달러였지만 현재 BEP를 50달러 아래로 낮췄다. 50~60달러 정도면 오일메이저들이 관련 투자를 긍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해양시장의 발주 재개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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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플랜트 발주뿐만 아니라 선박 신조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새해 LNG(액화천연가스)선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중국의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글로벌 가스 수요 증가를 이끌고 있는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천연가스 수출 드라이브로 LNG선이나 FLNG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연계된 LNG벙커링선 발주 증가도 예상할 수 있다.
신규선박 공급 감소로 용선 운임이 상승한 석유화학제품운반선 등도 신조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미포조선(010620)을 비롯해 현대중공업(009540)그룹과 대우조선해양(042660)이 기대를 걸 수 있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가 124로 2003년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선박평형수, 황산화물(Sox) 규제로 인한 선박 교체 수요와 시황 회복 조짐 등을 감안할 때 새해 신규 발주 수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3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극적인 시황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유가가 50달러를 넘어서면서 발주처들이 투자 확대를 검토하는 등 조선과 해양시장의 일부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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