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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개발 코리안루트]① 극동개발 우리 기업이 간다

피용익 기자I 2012.09.10 20:47:17
[일루리사트(그린란드)=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이명박 대통령(가운데)이 9일(현지시간) 그린란드 캉겔루수아크 공항에 도착해 영접을 나온 프레데릭 덴마크 왕세자(왼쪽), 이다 아우켄 덴마크 환경장관(오른쪽)과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의 그린란드 방문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북극 지역 자원 확보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그린란드를 방문한 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그린란드 자치정부와 자원개발 협력과 관련한 4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 정부는 이번 MOU를 통해 그린란드 공동 자원지질 조사, 자원탐사 기술개발 등의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한국광물자원공사는 그린란드 국영 광물기업인 누나미네랄스와 공동 지질연구 및 탐사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MOU를 맺었다. 지질자원연구원과 덴마크 그린란드 지질조사소도 전략금속, 희토류, 리튬 등 그린란드의 유망광산 탐사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 대통령이 러시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포함, 그린란드와 노르웨이, 카자흐스탄을 순방하는 일정을 잡은 것은 북극과 극동 자원 개발도 에서 ‘코리안 루트’를 확실히 새기겠다는 목표다. ‘코리안 루트’는 이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시한 화두로, 일류 국가 진입을 위해 새로운 지평을 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포스코 극동 지역 큰 관심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이고르 쥬진 메첼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6월21일 모스크바 메첼 본사에서 자원개발과 스테인리스 사업 합작 등에 관한 MOA를 체결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는 국내 자원개발 관련 기업들이 오지에서 사활을 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도 맥이 닿는다. APEC 정상회의가 열렸던 블라디보스토크는 극동 지역의 에너지 허브다. 사할린을 비롯한 극동 지역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는 이곳에서 가스관과 액화천연가스(LNG)선을 통해 전세계로 수출된다. 극동 지역은 아직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라 우리 기업들에 기회가 열려있다.

APEC 정상회의 기간에 열린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양봉진 현대자원개발 사장 등이 참석한 것도 이 지역을 주목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들은 러시아 기업들과의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도 극동 지역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이미 지난 2010년 글로벌 자원개발 로드맵을 구상하면서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시베리아를 연결하는 이른바 ‘U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U라인과 더불어 북남미를 잇는 I라인, 아프리카를 뜻하는 A라인은 제철보국을 넘어 자원부국을 향해 도약하고 있는 포스코 글로벌 전략의 핵심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6월 러시아 자원기업인 메첼로부터 극동 시베리아 엘가탄전 개발에 필요한 주거단지 건설을 일괄 수주했다. 이를 통해 극동 지역의 항만·도로·도시 등 인프라 건설은 물론 광산개발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가스공사, 남·북·러 가스관 프로젝트 추진

블라디보스토크는 북한을 거쳐 한국으로 이어지는 가스관 연결 프로젝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정부가 지난 2008년 러시아와 맺은 양해각서(MOU)에 따르면, 한국은 북한을 지나는 가스관을 통해 2015년부터 매년 750만톤의 시베리아산 파이프라인운송천연가스(PNG)를 30년간 도입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연간 도입량의 30%에 이르는 규모다.
러시아 천연가스 도입 노선도
남·북·러 가스관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한국가스공사가 있다. 공사는 오는 2017년 1월부터 가스 공급을 시작하는 일정을 목표로 가즈프롬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세계 최대의 LNG 구매력과 공기업의 높은 기업신용도를 기반으로 러시아에서의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극동에서 곡물 자원개발에 나선 기업도 있다. 현대중공업 자회사인 현대자원개발은 러시아 연해주에서 영농법인을 운영하며 콩, 옥수수 등을 경작하고 있다. 현대자원개발은 올 연말까지 경작 면적을 약 3만㏊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아직까지 우리 기업들의 극동 지역 진출은 더딘 편이다. 한국은 인도, 캐나다, 중국, 일본, 영국 등에 이어 9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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