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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제지(213500)는 두께나 크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50만부 정도면 백상지 250만~300만t이 사용된다고 추산했다. 1만부당 5~6t의 종이가 필요한 셈이다. 또 무림 관계자는 일반적인 규격의 종이책 단행본 서적은 1만부 인쇄를 위해 종이 3t이 소요된다고 봤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백상지 제품 기준으로 250만~300만t 이면 약 4억5000만원~5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솔제지 연결 기준 매출액 2조 2000억원에 견주면 0.023%에 불과하다.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셈이다. 다만 한강 작가 책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제지업계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
무림페이퍼(009200) 관계자는 “지난 주말, 한강 작가의 작품 추가 제작을 위해 유통사로부터 종이 구매 문의가 잇따랐다”며 “실제로 한강 작가의 작품, ‘흰’ 추가 제작을 위한 종이 30t 물량을 추가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제지업계는 ‘출판사↔인쇄소↔도매상(유통사)↔제지회사’로 이어져 제지회사에서 종이가 인쇄소로 바로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제지회사와 인쇄소 사이에 도매상이 존재한다.
한강 작가 책에 사용된 종이는 무림페이퍼(009200)·P&P 종이 외에도 한솔제지의 클라우드 제품 등 다양한 종이가 사용됐다.
한국제지(027970)는 지난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강 작가 수상을 축하하며 ‘채식주의자’의 초판과 개정만 내지가 한국제지의 특수백상지로 만들어졌다고 알렸다. 한국제지 관계자는 “한강 작가 수상 이후 유통사로부터 백상지 공급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제지업계는 ‘한강 효과’가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종이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침체기인 출판·인쇄업계에 활력소가 되길 바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종이책은 다양한 감각을 사용해 독서를 함으로써 내용과 작가의 의도에 몰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각적 피로도가 낮다”며 “독서의 즐거움을 통해 인쇄, 출판 등 관련 산업군에 활기를 더할 수 있게 되길 응원한다”고 했다.
한편 한강 작가의 저서는 노벨문학상 수상 후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등 3대 대형서점에서만 99만부 넘게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