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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60) 부회장이 2선으로 물러나면서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계열사에서는 유영상(53)SK텔레콤 대표이사(CEO)와 박성하(58)SK스퀘어 CEO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7일 발표된 SK그룹 인사에서는 주력 ICT 계열사 CEO인 SK하이닉스·SK텔레콤·SK스퀘어·SK브로드밴드·SK(주) C&C 등의 CEO가 전부 유임됐다. 7년 동안 T커머스 업체 SK스토아를 이끌었던 윤석암 대표가 용퇴하고 SKT에서 T스토어를 맡았던 박정민(56) SK엠앤서비스 대표가 선임됐을 뿐이다.
유영상 CEO와 박성하 CEO의 책임 경영이 강조되는 가운데, 둘은 2024년을 실행력을 높이는 해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
유영상 SKT 대표는 AI를 중심으로 4대 사업부 체계를 재편하고,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간 시너지를 높이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데이터센터와 AI반도체를 의미하는 AI인프라 △유무선 서비스의 AI화(AIX)△AI 응용 서비스 등 3대 영역을 키우기 위해 이에 맞춰 회사 조직을 바꿨다. 글로벌 시장에서 AI 솔루션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Global Solution Office’와 ‘Global Solution Tech’를 신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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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생성형 AI의 환각 현상으로 인해 AI에 대한 신뢰성이 강조되면서 대외협력담당을 사장급으로 신설하고, 이를 위해 판사출신으로 2020년 SK텔레콤으로 영입된 정재헌(55)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장을 선임했다. 내년에는 AI 시대에 기업경영 거버넌스를 정립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 거버넌스위원장도 겸임한다. 유영상 SK텔레콤 CEO는 “2024년은 AI와 글로벌에서 결실을 가시화 시켜야 한다”면서 “이번 조직 개편과 인사는 검증된 인재를 중심으로 리더십을 개편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박성하 SK스퀘어 대표도 성과주의를 표방했다. 기존 투자조직(CIO : Chief Investment Officer)을 두 개로 재편하면서, 40대 중반 임원을 발탁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신성장 영역 투자를 담당하는 ‘CIO Growth’와 △기존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자산 가치를 높이는 ‘CIO Transformation’로 나눈 것이다. 포트폴리오 재정비는 송재승 CIO가 맡는다. 송 CIO는 1979년 생으로 골드만삭스 등 대형 투자은행(IB)을 거쳐 2018년 SK에 합류했다. 발렌베리와 SK쉴더스 딜을 성공리에 마무리한 투자 전문가로, 11번가 매각이나 웨이브·티빙 합병, 원스토어 상장 같은 난제들을 해결할 구원투수로 꼽힌다.
SK스퀘어 탄생을 이끌었던 박 부회장이 2선으로 물러난데다 글로벌 복합위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 관리의 전문성을 대폭 강화하는게 박성하 대표로선 숙제다. 이를 위해 SK스퀘어는 프로젝트 기반의 유연한 업무 수행 방식을 도입해 성과 창출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