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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영화 찍는 시대…나홍진 감독 ‘갤럭시S23’ 들었다(영상)

김정유 기자I 2023.02.22 16:53:24

‘갤S23’ 울트라로 전량 촬영한 단편 ‘페이스’
나 감독 “어두운 환경 속 세부적 표현 우월”
배우 고준도 “예상보다 압도적인 결과물 나와”
애플도 박찬욱과 협업, 영화 속 스며든 스마트폰

나홍진 감독의 단편 신작 ‘페이스’ 트레일러 영상. (영상=삼성전자)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영화 속에서 중요 도구인 ‘열쇠’에 초점(포커싱) 맞은 것 보셨어요? 스마트폰으로 찍은 원본 영상 자체에 깜짝 놀랐어요. 이제 (영화감독들이) 핑계를 댈 수 없겠구나 했죠.”(나홍진 영화감독)

22일 오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나홍진 감독의 단편 신작 ‘페이스’(Faith·신념) 시사회장. 10분 분량의 단편 영화 감상을 위해 미디어, 관객, 관계자들 수십명이 시사회장을 찾았다.

이날 시사회는 단순한 영화 행사를 넘어, ‘영화와 스마트폰 기술의 만남’이란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이벤트라는 평가를 받았다. 나 감독의 영화 ‘페이스’가 삼성전자(005930)의 프리미엄폰 ‘갤럭시S23’ 울트라로 모두 촬영됐기 때문이다. 나 감독은 영화 ‘추격자’, ‘곡성’, ‘황해’ 등으로 유명한 국내 스릴러 거장이다.

나 감독은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해야 한다는 미션에 처음 도전해봤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며 “갤럭시S23 울트라의 카메라 특징을 이해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 많은 테스트를 했다. 최종적으로 좋은 결과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페이스’는 이달 초 ‘갤럭시 언팩 2023’에서 트레일러 영상이 공개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실제 이날 감상한 ‘페이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두운 저조도 환경에서 촬영됐는데, 캐릭터의 피부 질감부터 주요 도구들에 세부적인 표현까지 생생하게 극의 분위기를 담아냈다. 갤럭시S23 울트라의 ‘나이토그래피’ 등 저조도 이미지 촬영 기능을 적극 활용한 영향이다.

나 감독은 “배우 고준(극중 캐릭터 A)씨의 피부 질감, 주름, 도구의 흠집 등 디테일한 것들로 모두 잡아냈고, (기존 영화용 카메라에 비해) 때에 따라선 스마트폰이 더 우월한 부분을 보여주기도 했다”며 “갤럭시S23 울트라의 카메라가 이 같은 디테일을 잡아낼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테스트했고, 이를 어두운 촬영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이용했다”고 했다.

나홍진 감독. (사진=김정유 기자)
이날 시사회에서 나 감독은 물론 주연인 배우 고준, 최무성(극중 B)씨도 스마트폰의 진화에 혀를 내둘렀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압도적’이라는 표현을 썼다.

배우 최무성은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촬영하는 만큼) 큰 화면에서 얼마나 제대로 표현해낼지 궁금했는데, 이번에 극장에서 보니 압도적이더라. 웬만한 블록버스터급 영화 못지않게 좋았던 것 같다”며 “작은 스마트폰 앞에서 촬영하니 카메라가 직접 눈앞에 잘 보이지 않아 연기 몰입감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배우 고준도 “현장에서 찍은 것보다 더 파괴적이고 속도감 있게 표현된 것 같다. 예상보다 압도적으로 결과물이 나와 지금 매우 상기된 상태”라며 “이번에 모자를 꾹 눌러쓰고 분장을 세게 했음에도 스마트폰이 이런 상황을 뚫고 세부적으로 나를 표현해줘서 기술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최근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유명 영화감독들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애플도 지난해 초 박찬욱 감독과 ‘아이폰13 프로’로만 촬영한 20분 분량의 단편 영화 ‘일장춘몽’을 선보인 바 있다. 최근 스마트폰 경쟁의 핵심인 카메라 성능을 강조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과거 기기적 한계로 영화계에서는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인식됐던 스마트폰이 이제는 매년 기술적 진보를 이루면서 영화산업으로까지 스며들고 있는 셈이다.

나 감독도 이 같은 스마트폰 기술의 진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1년 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본 적 있는 우리 스태프들의 경험이 ‘페이스’ 촬영 당시에는 쓸모가 없었다. 스마트폰들이 1년 새 완벽하게 달라진 성능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며 “실제 이번에 촬영해보니 원본 자체를 보고 깜짝 놀랐다. (기기 성능이 좋지 않다는) 핑계를 댈 수가 없겠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 감독은 “이 정도의 기술력이 민간영역에서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우스갯소리도 건넸다. 향후 영화산업에 스마트폰이 가져올 영향력에 대해선 “나도 모르겠다. 얼마나 기술이 발전할지 모른다”며 경계심과 기대감을 동시에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영화감독이 꿈인 어린 학생들 입장에선)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배우 최무성, 고준, 나홍진 감독. (사진=김정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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