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방탄 정당’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28일 노웅래 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서 결국 이 대표를 위한 방탄 예행연습이라는 지적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향후 거대야당에 대한 험난한 사법 정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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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의 검찰 소환이 가시화되자 조사를 앞두고 민주당이 여론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검찰 인권침해 수사의 문제점과 제도적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검찰권 행사의 핵심은 첫째도 공정, 둘째도 공정”이라며 “윤석열 정권의 검찰은 공익의 대변자라는 책무를 망각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도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부 검찰의 행태가 매우 불공정하고 편향된 것은 물론 조작까지 서슴지 않는 범죄적 행위를 하고 있다”며 “공정성을 완전히 상실한 정권의 폭주에 결연히 맞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에서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같은 날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사례를 하나하나 점검할 예정”이라며 “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 성남지청 내 성명불상의 검사 및 수사관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죄’ 고발을 검토할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지난 9월 검찰의 소환 통보 이후 이 대표는 그동안 본인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 대해 말을 아끼며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다. 그러나 최근 이 대표는 민생 현장에서 자신을 향한 수사가 ‘검찰독재 야당탄압’이라고 주장하는 등 적극적으로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이는 지지층 결집을 통해 방탄 정당 프레임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이자 검찰의 수사 동력을 약화시키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이 대표에게 28일 출석을 통보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소환에 응하지 않고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를 찾아 “결국 기득권과 싸우는 게 저의 일이다 보니 (검찰로부터) 지난 십수년 간 탈탈 털렸다. 안 털린 날이 없다”며 “이재명을 죽인다고 그들의 무능과 무책임함이 가려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방탄 예행연습’ 지적에 당내 우려 목소리
민주당 내에서도 일각에서는 이 대표를 향한 묻지마식 방탄이 당 리스크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검찰을 비롯한 사법 시스템의 중립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것은 지나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지난 28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검찰 수사는 엄격한 형사소송법 절차에 의해 이뤄지고 있으며, 사법기관인 법원에서 평가 잣대가 주어지는 것”이라며 “이 것을 두고 ‘흑역사’라고 하는 건 옳지 않다”며 사법 시스템의 중립성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제출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방탄 민주당이라는 이미지가 고착화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날 노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에 대해 초선 의원은 “검찰 수사가 과하다고 보고 있지만, 수도권 의원들 일부에서도 (가결 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긴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향한 여당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 대변인은 “이재명 사법리스크로 21대 국회는 이제 민주당의 방탄을 넘어 ‘방탄국회’ ‘비리옹호 국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됐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오는 1월 10~12일 중 검찰에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